(시) 9월 경주 인연
- 길 -
다시 인연이
오작교가 되는 날
우리로 새롭게 만납시다
혼자인 시간을 건너는
지금, 그저 인연이
다 했다고만
여기겠습니다
간사한 마음 탓도
하지 않겠습니다
야속한 시간 탓은
더 하지 않겠습니다
모두 인연이 하는 일이라
믿겠습니다, 그 인연
다하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한 제 탓이라
여기겠습니다
커피 향이 빈자리를
대신하는 9월
은행과 단풍이 새 인연을
노래해도 그 노랫소리
추억 향으로 지우고
다시 이어질 우리의
인연길을 생각하며
가을 깊은 9월 경주에
닻처럼 잠시 긴 한숨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