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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Oct 17. 2024

타이어 뱅크의 미소

교사와 간절함

타이어 뱅크의 미소

- 교사와 간절함 -


놀랐다. 타이어를 바꾸러 갔다가 나는 나 자신을 바꾸고 왔다.


"어서 오십시오!"


창문을 닫았지만, 그 우렁참이 창문 너머 차 안 가득 메아리로 울렸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으레 하는 인사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하는 인사라고 하기에는 목소리의 밝기 정도가 달랐다. 


차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입구에서 인사를 하던 직원 중 두 명이 차 옆을 지키고 있었다. 한 명은 다른 작업장으로 빠르게 갔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치 목소리에 단체복을 입 것처럼 두 사람은 같은 호흡으로 인사를 하며 물었다. 분명 사람은 두 사람이었는데 목소리는 한 목소리였다.


놀라웠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으면 저렇게까지 똑같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목소리에는 친절함은 물론 다정함까지 녹아 있었다.


화창한 가을 하늘만큼이나 기분이 상쾌했다. 오랜만에 얼굴에 웃음이 피는 것을 느꼈다. 아직 타이어 교체 작업을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감사 인사를 할 뻔했다.


친절함은 전문성으로 이어졌다. 일사천리라는 말을 체감하였다.


타이어를 진단하고, 타이어 상태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은 분명 최고의 전문가였다. 나는 넋을 놓은 채 소풍하는 마음으로 듣고, 또 지켜볼 뿐이었다. 행복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생각했다. 만약 학교에도 저런 친절함과 전문성이 있다면 지금처럼 공교육이 무너졌을지?


그러면서 다시 생각했다. 앳된 젊은이 사장과 직원분들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친절한지?

답 찾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간절함"이었다. 살아남기 위한 간절함! 세상 살면서 그것보다 더 확실한 무기가 뭐가 있을지 떠오르지 않았다.


즐겁게 계산을 하고 나오다가 나는 다시 사무실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젊은 사장님께 마음을 다해 존경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부탁을 했다.


"사장님의 친절함에 너무 큰 것을 배웠습니다.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젊은 사장님은 몹시 당황하며 나를 보기만 했다.


"정말 피해가 안 된다면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여기에 모시고 와서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서비스 정신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장님은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저희는 저희 일을 할 뿐인데, 어떻게 선생님들께 -------"


그 후 사장님과 여러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와도 된다는 승낙을 받았다. 감사 인사를 백번 넘게 하고 차에 올랐다. 새 타이어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운전하는 내내 기분에 날개를 단듯했다. 행복했다. 행복 끝에 나는 나에게 물었다.


• 나는 내 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는지?


• 나는 나와 마주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친절하는지?


• 나는 내 일에 얼마나 전문적인지?


• 나는 내 일에 얼마나 간절한지?


마지막 질문은 이 나라 교사들에게 꼭 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교육에 얼마나 간절하십니까?"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이 나라 공교육이 붕괴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교사들을 위한 많은 연수들이 있다. 물론 나름대로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연수들보다 나는 교사들을 타이어 뱅크 현장에 1시간만 보내어 그곳 직원분들의 업무 모습과 고객을 대하는 자세를 보고 배우게 하는 게 최고의 연수라고 생각했다.


나부터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번주 교무회의 시간에 선포하듯 연수 계획을 전했다.


"11월 교직원 자체 연수는 타이어 뱅크 현장에서 하겠습니다."


예상했던 선생님들의 동요가 있었지만, 나는 확정을 했다.


친절함의 의미와 간절함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 타이어 뱅크 직원분들께 마음을 다한 감사 인사를 전한다.


"타이어 뱅크 사장님과 직원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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