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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눈 언약

정월대보름 편지

by 이주형

눈 언약

- 정월대보름 편지 -


그대 오시듯

눈이 내립니다


그리움마저

말라버린 시간에


오신다는 소식

없이 그렇게


나직이 오십니다


내밀수록 더 멀리

사라지는 당신처럼


닿자마자

녹아버리는

눈에


반가움마저

목이 멥니다


그리움이 하늘에

닿으면 한 여름에도

눈 되어 내린다고

하신 말씀을


한시라도 잊은 적

없음을 그대는

모르시겠지요


눈이 더없이 반가움은

눈 소식 전할 이가

있을 때였음을


달의 마음으로

정월대보름 아침에 내리는

눈을 보고서야 압니다


그대 계신 곳에도

눈이 오시는지요

그대도 눈이

반가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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