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취하다

바다에

by 이주형

(시) 취하다

- 바다에 -


취하게 하는 것을

술이라고 한다면


산도 술이고

바다도 술이고

사랑도 술이고

너도 술이다


그중에 가장 독한

술은 바다다


산도 변하고

사랑은 더 변하고

너는 자취마저 감췄지만


바다는, 바다만은


눈 붉은 산이 유혹해도

길이 달라진 사랑이 통곡해도

너를 찾는 오열이 범람해도

바다는 넘침이 없다


타협을 모르는 바다가

타협으로 나를 취하게 하여

나를 취한다


너를 잊고 싶도록

취하고 싶은 날

섬도 술이고

별도 술인 바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