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권리, 지킬 의무
- 쓰는 권리, 지킬 의무 -
점 하나로 온 밤을 견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점 하나에도 마음이 하얘진 원고지
앞에서 연필은 정중히 허리를 숙였습니다
점에 담긴 혜량을 지키기 위해
원고지는 기꺼이 칸을 버렸습니다
그렇게 지킨 점에서 문장이 돋았습니다
그 문장에 이야기 숨이 붙으면서
점은 많은 이에게 별이 되었습니다
원고지도, 연필도 누구도 점을 소유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정할 뿐이었습니다
점에서 시작한 생일 축하 노래와 벚꽃 노래가
많은 사람의 밤을 견디게 하는 별이 된 건
원고지와 연필이 지킨 점의 권리
덕분이었습니다
이제 혼자 견뎌야 하는 밤이 와도
밤이 더 이상 밤이 아닌 것은
밤 어딘가에서 별을 만들기 위한
점이 다시 길을 시작함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