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 읽는 법

뿌리의 감으로

by 이주형

(시) 세상 읽는 법

-뿌리의 감으로 -


세상 보는 눈이 없음을

탓하는지


사람 보는 눈은

더 없음을 나무라는지


눈은 하루가 다르게

자기 일을 스스로 지운다


세상도, 사람도 모르면서

글자는 보아 무엇하냐며

눈은 글자부터 밀어냈다


하루가 다르게 글자와

멀어졌다, 그러면서

새로운 읽기 방법을 얻었다


감으로 읽기!


어느 시인의 글에서

새싹을 새벽으로 읽은 아침

새싹을 틔우듯 새벽도

그렇게 온다는 것을 알았다


저 어두운 땅속을

온몸의 감각을 열고

뿌리로 길을 찾는 새싹처럼

새벽도 그렇게 길을

찾았으리라


새싹의 푸름과

새벽의 붉음은


그렇게 자신이 읽은

어둠을 표현한 저들의

언어였다


세상 보는 눈을 잃은 내게도

저들이 온몸으로 쓴

저 언어만큼은

정확히 읽히는 것은


나도 저렇게 살라는

새해 첫 출근길에

새싹 소식을 전하는

시인의 응원이

내 무뎌진 감에

새 길을 내기 때문임을

알았다


※ 정건우 시인의 "2026 싹"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