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멍을 말하디
- 몸멍을 말하다 -
나무보다 무거운
나뭇잎을 본다
나무도 바람에
어쩌지 못하는 날
땅을 붙들고 있는
나뭇잎 한 장
그 위로 발자국들 선명하다
바람이 발자국을 걷어내
보지만, 바람이 먼저 지쳤다
일어나려 할수록 밟혔던 시간
치유와 회복은 나뭇잎에게는
폭력이었다
작정한 발아래서는 중력도
어쩌지 못하고 멍들 수밖에
없음을 목격한 나뭇잎이
땅과 하나 된 자리에서 말한다
낮아지고 낮아지면
아무리 무거운 힘이라도
아무리 무서운 힘이라도
받아낼 수 있다고
잎은 이기는 자세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자신의 몸멍은 밟힘의 언어도
절망의 색도 아닌 다만
시간에 단풍 든 것뿐이라고
지구를 붙잡고 있는
나뭇잎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