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평행선 편지

그리워서 그리운데

by 이주형

평행선 편지

- 그리워서 그리운데 -


외롭지 않게 해 주겠다는

말만 붙잡고 살았습니다


둘이 있어서도 간혹

홀로일 때도 있었지만

그때도 그 약속 하나

믿고 견디었습니다


그런데 외로움을 견디면

그리움이 온다는 것을

당신은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외로움보다 그리움의

골이 더 깊다는 사실조차

당신은 외면하게 했습니다


외로움은 익숙하지만

그리움은 너무 낯섭니다

언젠가 이 그리움 또한

익숙해지겠지만, 지금은

너무도 낯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마음속에 새겨진

약속을 지우는 일뿐입니다


하지만 지워서

지워지지 않음을 알기에

외로움이 그리움을

생각하지 않도록

더 완벽하게 혼자인 오늘

습관이 된 혼잣말이

길을 잡습니다


외로워서 외로운데

그리워서 그리운데

너여서 나인데, 어찌

나여서 나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