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느티나무 활주로

1월 칠불암에서

by 이주형

느티나무 활주로

- 1월 칠불암에서 -


지난여름 하늘이 천둥으로

마른 울음 울던 날

내 마음의 등을 내어준

느티나무가


이번 겨울엔 혼자인 시간에

걸려 넘어진 나를 위해

그림자를 엮어 활주로를

놓아주었다


폭설 예보도 아랑곳없이

새싹이 돋을 자리마다

1월 나무가 이륙등을 켰다


이륙에 걸림이 되는

무거운 눈물 따위는

눈바람이 날려 보냈다


그래도 이륙 시간 앞에서

망설이는 나를 우리의 시간을

기억하는 느티나무가

힘껏 밀어주며 말한다


누구는 평생을 살아도

받지 못할 그런 큰 사랑을

받으며 살지 않았느냐고


숨이 되고, 삶이 되는

마음에 하늘을 그려준 사람이

시간 너머에서 매일

응원하고 있지 않느냐고


예전에 그랬듯이

날아오르라고, 날아올라서

사람의 마음에 우주를 담은

하늘을 그려주라고


받은 그 큰 사랑 이제

더 크게 돌려주며 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