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 한 벌

내가 나에게

by 이주형

가을 한 벌

- 내가 나에게 -


그에게는 항상

빨랫줄을 긴장시키는

잘 마른 가을 햇볕 냄새가

향기로 났다


비 오는 날이면 마치

주인처럼 올라오는

우울까지도 향기로

만들었다


그를 생각하면

습설 내리는 한겨울에도

가을볕을 품은

가을바람이 분다


비가 앞길을 다 지우는

오늘도 그 바람 분다

등대보다 더 맑은

그 향기 따라

그가 간 길을 간다


그를 생각하면

어김없이 배달되는

햇볕 온기 가득한

가을 한 벌 입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