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비밀번호
- 내 비밀번호 -
새끼손가락이
유난히 더 보물인
사람입니다
다섯 손가락
이론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기억은 늘
마지막 손가락으로
연결됩니다
마음이 무너지면
세상 가장 큰 힘으로
받쳐 주었습니다
모든 길이 지워지면
기꺼이 나를 끌어
새길 위에 세웠습니다
그래도 주저앉으면
같이 주저앉아
기다려 주었습니다
유난히 짧은
손가락이지만 끝이
곧 시작임을 알게 한
세상 그 어떤 힘보다
가장 강한 힘이었습니다
지금은 새끼손가락이
풀렸지만, 나는 압니다
마음을 걸고 한 약속의 끈은
결코 끊어지지 않음을
잠을 잃어버린 시간에
그 끈이 또 일으킵니다
그 끈이 또 살라합니다
한 사람 지문이
비밀번호처럼 새겨진
새끼손가락에 다시
가을 등이 켜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