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칠불암 진달래

염화미소

by 이주형

칠불암 진달래

- 염화미소 -


땅을 보고 산 시간은

봄조차 땅에 가두었습니다


습관에 꺾인 고개에

하늘마저 꺾였습니다


내려보는 것이

올려보는 것이라

여기고 살았습니다


그 시간에 많은 것이

지워졌습니다

별도, 희망도, 당신도


세상은 봄 천지라지만

땅 어디서도 봄을 찾지

못할 때 칠불암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염화미소를

닮은 하늘이 피운

진달래를 보았습니다


시작하는 곳에 있을수록

고개를 들고 살라는

칠불암 부처님의 법문이

다시 하늘을 세웁니다


사람이 키운 진달래는

땅이 피우지만

부처님이 키운 진달래는

하늘이 피운다는 것을


고개를 펴고서야

알았습니다

별이 다시 길을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