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꽃의 무게

파토스 수사학

by 이주형

꽃의 무게

- 파토스 수사학-


한 송이 꽃에는

수많은 태풍이

담겨 있다


꽃은 겨우내 안에서 이는

헤아릴 수 없는 태풍을

삭이고 삭이면서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할 단 하나의 힘을

남기고, 세상 모든 꽃의

무게가 같아질 때까지

힘을 뺀다


그 순간이 되면

기도 문이 열리듯

꽃들은 세상을

마중한다


그렇게 핀 꽃은

어떤 바람에도

향기는 흘려도

색은 버리지 않는다


아직 꽃 한 송이

피우지 못한 마음엔

매일 태풍만 인다


꽃을 피운 적 없기에

꽃이 지는 때도

꽃을 따라지는 것도

알지도 못한다


바람 한 점 없는

3월 마지막 날, 자목련이

나를 안고 진다


4월 태풍 소식에

꽃은 고요하지만,

사람만 소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