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1) 등배지기 소나무

이별을 이 별로

by 이주형

등배지기 소나무

- 이별 이 별로-


하늘 향해 키를 키

소나무도 등과 배가 있어

비바람에 등은 깎이고 맨들거리지만

배는 그 아래로 마른 흙과 햇볕 한 줌

다른 명들을 키운다


하늘을 이고도 견딜 수 있는 힘,

그 힘은 등과 배를 두고 싸우보다

스스로 등이 되고

스스로 배가 되

법을 아는 소나무의 삶


나는 누구에게 등이었던가

나는 또 누구에게 배였던가

새벽 등산길에 소나무에게

등을 잠시 빌려주었더니

그가 그랬던 것처럼

오히려 소나무가

살짝 더 굽혀


너른 등에서 그를 향한

숨 한 번 크게 쉬고

다시 인 듯 둘인

시간을 는다

작가의 이전글(시) 밥,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