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의 미학
'다리' 보다 연인의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건축물이 또 있을까? 영화 <퐁 네프의 연인들>의 퐁 네프 다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리고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은하수 다리까지, 다리는 사랑과 이별을 함께 내포하고 있는 의미 있는 건축물이다. 프라하의 카를교도 예외는 아니다. 카를교는 프라하에서 연인들이 가장 많이 걸어 다니는 곳이자 그들의 영원한 사랑을 가장 많이 기약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한국인 밀집도가 가장 많은 관광지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카를교는 많은 매력을 품고 있다. 우리에게는 로맨스의 상징으로, 체코인들에게는 오랜 시간 프라하와 함께 한 역사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라하가 체코의 수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들어봤어도 카를교가 프라하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보지 못한 것처럼 우리에게 카를교는 하나의 건축물 그 이상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신기하게도 프라하를 여행한다면 어떻게든 지나치는 곳이 이 카를교이다. 왕의 길을 따라 걷든 아니면 관광객들을 따라 생각 없이 걷든 한 곳으로 모이는 곳은 결국 카를교이다. 체코 유명 감독인 카렐 바섹(Karel Vacek)은 카를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프라하 성과도 바꿀 수 없다.' 그만큼 카를교는 체코인들에게나 관광객들에게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은 관광지로서의 중요 역할을 하지만 예전부터 카를교는 프라하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이 있는 말라 스트라나(소 지구)를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로 상인들과 귀족들에게 보행 통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만큼 이 카를교에는 전설이나 전해져 내려오는 옛 이야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