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
주말 아침에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과 함께 책을 읽다가 글이 쓰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주말 아침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집에 있는 것이 늘 불안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에. 불행을 입으로 말하는 엄마는 나에게 지속적인 불안감을 주었다. 그 불안은 내면 아이를 상처 입게 했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했지만 내면은 그 불안을 오롯이 받아낸 어린 시절의 나였다. 그래서 몸이 불편해지거나 약해질 때 내면 아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가장 취약할 때 가장 취약한 모습이 나왔다.
지금은 심리 상담을 통해 많은 것을 치유했고, 치유하고 있다. 내 불안의 원인을 찾고, 그때의 감정에 머물러보고, 그때의 나에게 말도 걸어보고, 그때 내 부모에게 화도 내봤다. 2주에 한 번 씩, 조금씩, 조금씩 나를 돌보며 평생의 꿈이었던 행복을 조금씩 알아 간다.
가정에서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했었다. 이제야 편안한 가족이 무엇인지 알아간다. 주말 아침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음을. 집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그렇게 나는 결혼을 통해 원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정을 꾸려 나가고, 그 안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배워 나간다.
이 행복이 결코 작지 않다. 나에게는 인생의 꿈이었다. 이 주말의 소소한 행복이 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였고 꿈이었다. 좋은 학교에 가고 싶었던 것도 행복한 가정을 위한 것이었고, 좋은 회사에 가고 싶었던 것도 부모에게 인정받아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고 싶어서였다.
이 행복 속에 머무르면서 나는 내 꿈이 이루어졌음을 느낀다. 잔잔한 행복과 따스함이 가득한 대화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