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재소녀 Dec 04. 2022

평생의 꿈이었던 행복


행복하다. 


주말 아침에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음악이 흐르고, 커피 향과 함께 책을 읽다가 글이 쓰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는 이 주말 아침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집에 있는 것이 늘 불안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기 때문에. 불행을 입으로 말하는 엄마는 나에게 지속적인 불안감을 주었다. 그 불안은 내면 아이를 상처 입게 했고 앞으로 나아가는 듯했지만 내면은 그 불안을 오롯이 받아낸 어린 시절의 나였다. 그래서 몸이 불편해지거나 약해질 때 내면 아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가장 취약할 때 가장 취약한 모습이 나왔다. 


지금은 심리 상담을 통해 많은 것을 치유했고, 치유하고 있다. 내 불안의 원인을 찾고, 그때의 감정에 머물러보고, 그때의 나에게 말도 걸어보고, 그때 내 부모에게 화도 내봤다. 2주에 한 번 씩, 조금씩, 조금씩 나를 돌보며 평생의 꿈이었던 행복을 조금씩 알아 간다. 


가정에서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했었다. 이제야 편안한 가족이 무엇인지 알아간다. 주말 아침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 있음을. 집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도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음을. 그렇게 나는 결혼을 통해 원가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정을 꾸려 나가고, 그 안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을 배워 나간다. 


이 행복이 결코 작지 않다. 나에게는 인생의 꿈이었다. 이 주말의 소소한 행복이 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였고 꿈이었다. 좋은 학교에 가고 싶었던 것도 행복한 가정을 위한 것이었고, 좋은 회사에 가고 싶었던 것도 부모에게 인정받아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고 싶어서였다. 


이 행복 속에 머무르면서 나는 내 꿈이 이루어졌음을 느낀다. 잔잔한 행복과 따스함이 가득한 대화 속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가 너무 가까이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