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과일 싸게 먹는 법

by 만재소녀

내리쬐는 태양 덕에 동남아시아의 과일은 특색 있는 맛이다. 두리안이나 망고처럼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종도 있고 귤이나 사과처럼 한국에도 있지만 맛과 생김새는 조금 다른 과일도 있다. 물론 직수입을 통해 한국 마트에서도 해외 과일을 맛볼 수 있지만 현지에서 먹는 맛이 진짜 아닐까. 그래서 나는 그 나라에서만 나는 현지 과일을 좋아한다.


너는 과일 먹으러 여행 가니?


나와 여행 가는 사람들이 늘 묻는다. 그만큼 과일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밥은 안 먹고 과일만 먹는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아침, 점심, 저녁때를 가리지 않고 과일을 먹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 여행지에서 좋은 과일을 싸게 먹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했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백화점이 아닌 현지인들이 가는 마트, 노점에서 산다.


한국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백화점은 임대료가 비싼 자리에 위치해있다. 과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물품이 일반 마트나 시장보다 비싸다. 관광객들은 깨끗한 곳을 찾고 기념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관광지 외의 장소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 깔끔한 느낌이 적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면 동남아시아 여행지 선물은 백화점 식료품점에서 구매하라고 추천하는 글이 많다.


과일만큼은 다르다. 다양한 과일을 많이 맛보기 위해 백화점에 가는 것은 실수다. 주변을 조금 돌아보면 구글 지도에 나오지 않는 노점과 로컬 마트가 많다. 길거리에서 카트를 끌고 다니며 과일을 파시는 분들도 있다. 팩에 포장되어 있는 과일도 있고 껍질채 파는 과일도 있다. 깐 과일이 꺼려진다면 깎지 않은 과일을 사면 된다. 과일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관광 후에 숙소로 돌아와 먹으면 그게 바로 꿀 맛이다.


방콕에 갈 때마다 주로 머무는 호텔이 있다. 위치한 곳은 방콕의 청담동이라 불리는 Thong Lo 근처다. 뒷문으로 나가면 Emporium(엠포리움)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백화점이 있다. 그 안에 Gourmet market(고메 마켓)으로 불리는 마트가 있는데 그곳의 과일은 맛은 있지만 비싸다. 방콕 여행 초기에는 당연히 그곳에서 과일을 사서 먹었다. 길에서 과일을 사 먹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안 했었다.


그런데 호텔 정문으로 500m 정도 걸어 나갔더니 오른쪽 길에 작은 노점이 하나 있었다. 그곳의 과일 가격은 백화점 마트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했다. 게다가 과일을 고르면 아주머니가 그 자리에서 직접 깎아 포장해주었다. 내가 좋아하는 두리안은 비싼 편이라 백화점에서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인데 이 곳에서 사면 1/3 값으로 먹을 수 있다.



사진에 나와 있는 오른쪽 과일의 가격을 보면 50바트(THB)다. 글을 쓰는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한화 1,980원이다. 2,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포멜로 한팩을 먹을 수 있다. (이 과일의 이름은 'Pomelo, 포멜로'다. 생김새는 자몽과 비슷한데 신 맛보다는 단 맛이 더 강하다.) 오전에 과일을 사서 호텔 냉장고에 넣어두고 밖으로 나간다. 해 질 녘 즈음 돌아와 테이블에 세팅해 놓고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두리안은 반입이 안 되는 호텔이 많으므로 미리 확인해 보아야 한다.

P20190907_202038166_34B19CA2-EB58-4687-86C4-B3DA72BE713E.jpg 두리안과 파인애플 그리고 방콕 마트에서 산 요구르트들


+ 조식 뷔페를 이용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비싼 호텔로 갈수록 조식 뷔페의 과일 종류가 다양하고 질이 좋아진다. 나처럼 아침을 꼭 먹어야 하며 과일로 배를 채우는 사람이라면 호텔을 고를 때 조식 뷔페 리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과일을 별도로 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은 과일을 제공해주는 호텔이 많다.


식도락 여행이란 말도 있지 않던가. 여행지의 과일을 맛보기를 추천한다. 지나간 여행을 되돌아볼 때 과일이 떠오른다면 달달하고 시큼한, 미각이 가미된 기억이 되지 않을까. 그 또한 여행지를 그립게 만드는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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