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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소녀 Sep 28. 2019

좋은 글을 쓰기 위하여

좋은 글을 쓰고 싶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을 꼽으라면 그건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쓸 수 있는 아침과 저녁이다. 어떤 글쓰기라도 좋다. 감정이 담긴 일기도 좋고 자료를 찾아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글도 좋다. 그 시간은 노트북과 나만 있는 완전한 내 것이 된다.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지나가는 시간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분위기가 좋다. 


글쓰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만큼 이제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지금까지 글을 썼던 이유는 나를 치유하기 위함이었다. 내가 내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곳이 없으니까, 그리고 말보다는 글이 더 정제되어 있으니까 글을 썼다. 생각을 정리하는 용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타인이 읽기에도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내면이 좋아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생각의 배설이 아니라 좋은 생각을 전달하는 글을 쓰고 싶다.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말 그대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다짐한다. 내면을 채우자. 한 번에 이루어지는 건 없다. 꾸준하게 노력해야 한다. 


경험한다.  


학창 시절에 내가 가졌던 신념 중 하나는 책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거였다. 물론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책에 답이 있고 길이 있다는 말을 100% 믿는다. 하지만 경험이 주는 자극은 책보다도 강렬하다. 예를 들어 여행 책 다섯 권을 읽는 것보다 실제로 다녀온 한 번의 여행이 더 낫다. 더 많은 영감을 주고 쓸 거리가 많아진다. 


책을 읽는 건 타인의 경험을 엿보는 데에 그친다. 글을 통해서 내 생각을 뻗어 나가는 것도 경험이다. 하지만 앉아서 생각으로 떠난 여행과 내 발로 직접 걸어 다닌 여행은 다르다. 직접 느껴야 내 삶이 된다. 그 경험을 기억에 남겨두지 말고 글로 풀어쓴다. 글로 사진을 찍는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글로 삶의 순간을 기록하면 그게 나의 자산이고 내 여행집이 된다. 


읽고 생각한다.


언어를 잘하려면 버스 광고 문구까지도 읽으라고 했다. 그만큼 많이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책이든 신문이든 많이 읽어야 한다. 하지만 읽는 행위에서 멈추면 안 된다.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소비하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읽은 내용을 토대로 사고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의 내면이 채워진다. 뉴스 한 페이지를 읽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2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 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계속 생각해야 한다.


출근길에 읽은 뉴스 기사 하나로 하루 종일 머리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계속해서 물음표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답을 찾아 나간다. 그 과정에서 글을 쓴다. 대학교 졸업 이후 생각하지 않는 삶이 싫어 다시 책을 손에 잡았다. 이 전에는 교과서와 전공책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그 후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쓸 때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좋은 생각을 해야 좋은 글이 나오고 깊은 생각을 해야 깊은 글이 나온다. 


매일 쓴다


요즘은 틈만 나면 쓴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회사에서 일하다 잠깐잠깐 쉬는 시간에도 글을 쓴다. 핸드폰 메모장이 가득 찬다. 내가 어떤 시간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지 알았다. 글을 쓰고 생각을 적어 내려 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휴식이고 명상이다. 예민해졌던 마음도 가라앉고 풀리지 않던 궁금증에도 답이 달린다. 생각을 적어 내려 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진정된다. 


과학자들이 수만 번의 시도 끝에 한 번의 성공을 만들어 내듯이 글쓰기도 그럴 것이다. 다른 사람의 내면을 채워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쓰다 보면, 언젠가 다른 사람의 내면까지도 채워줄 수 있는 글이 나오겠지. 문법에 맞는 정돈된 문장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알맹이도 갖춰진 좋은 문장을 쓰고 싶다. 그리고 문장을 넘어 좋은 문단, 좋은 글을 쓰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노트북 앞에 앉는다. 오늘 밤도, 내일도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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