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꼭, 두 잔
출근과 동시에 친한 동료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ㅋㅎ?'
모음도 필요 없다. 커피 마시러 가자는 뜻이다. 아침에 커피 사러 가는 길은 힘들지만 좋다. 아침이라서 힘들고, 커피를 사러 가서 좋다. 출근 후에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리고 아침 시간에 동료와 나누는 짧은 잡담도, 회사에서의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해주는 에너지가 된다. 나이대가 비슷한, 대화가 잘 통하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아침에 웃으면서 커피를 함께 사러 갈 수 있는 동료가 있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아침에 사 온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새 오전 시간이 지나 있다.
점심을 먹고 이래저래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3시 즈음이 된다. 식곤증이 지나가고 머리가 조금 뜨거워질 때 즈음 메신저가 울린다.
'바쁘세요?'
이 한마디에 어떤 말인지 알아챈다. 오후 커피를 마시러 가자는 뜻이다. '고고!'라는 답장과 함께 다시 사내 카페로 간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목을 축이고 또다시 짧게 숨을 돌린다. 오후 세시의 커피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머리의 쉼터가 된다.
앞서 커피를 함께 사러 갈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참 좋은 일이라고 적었다. 그 이유는 커피를 혼자 사러 가는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첫 회사에서는 신입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함께 커피를 사러 갈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혼자 가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런데 이직을 하고 나서는 혼자 커피를 사러 가는 길이 조금은 어색했다. 딱히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무엇이든 잘하는 성격인데도 혼자 커피를 기다리고 있으면 겉돈다는 느낌이 강했다. 다행히 입사 후 곧 동갑 직원들이 나를 챙겨주기 시작했고, 함께 커피를 사러 내려갔다. 별것 아닌데도 함께 카페에 내려간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 생활에 안정감이 생겼다.
이제는 늘 함께 커피를 마시고, 커피를 사다 줄 수 있는 커피 짝꿍이 생겼다.
커피 하나로 회사 생활에 활기가 돈다. 작은 기쁨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