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은 우리의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을 온몸에 공급하고 온 몸에 있는 노폐물을 수거하여 청소까지 해준다. 잠시라도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몸 전체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혈액 건강이 중요한 이유다. 혈액의 일생을 생각해 본다.
뼛속 골수에 있는 조혈 모세포(피를 만드는 엄마 세포)가 하루에 50ml의 혈액을 만든다. 우리 몸속에는 혈액이 4~5,000ml가 있다.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혈액을 80ml씩, 하루 8천 리터를 온몸에 퍼져 있는 혈관 9만 km에 2,000번에 걸쳐 내보낸다. 지름이 3cm 인 대동맥에서 출발하여 7 마이크로미터(7/1,000mm)인 모세혈관에 다다르면, 60조 개의 전신 세포에 산소, 영양분, 아미노산, 호르몬 등을 배달한다. 또한 세포가 대사하고 내놓은 폐기물을 수거하여 청소한다. 이렇게 120일간을 열심히 일하다 비장(지라)에서 병원체 점검을 받고, 노쇠한 적혈구는 폐기된다.
혈액은 온몸의 세포에 산소를 주고 이산화탄소를 가져온다. 코/입으로 들어온 산소는 폐를 거쳐 혈액에 올라타 온몸의 세포에 배달되고, 세포가 내놓은 이산화탄소를 수거하여 밖으로 내 보내진다.
혈액은 온몸의 세포에 영양소를 주고 폐기물을 수거한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다양한 소화효소가 섞여 영양소 흡수를 돕는다. 입에서는 타액이 나와 전분 분해를, 위에서는 위액이 나와 단백질 분해를 돕는다. 음식이 십이지장에 다다르면 쓸개즙(지방분해), 췌장액(단백질, 지방, 당분해), 비장액 등의 다양한 소화효소가 섞여, 소장에서 영양소를 흡수하는데 도움을 준다. 혈액은 이렇게 흡수되어 간 저장고에 둔 영양소를 실어서 온 몸의 세포에 배달하고, 온몸의 세포가 대사활동으로 내놓은 폐기물을 림프 계통을 통해 회수하여 청소한다.
혈액은 면역체계이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혈관이 손상되어 피가 흐르게 되면, 혈소판이 다친 부위에 네트를 쳐 지혈을 하고, 백혈구와 림프구 등이 상처에 침투한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를 공격하여 감염을 막는다.
혈액 검사 결과만 보아도 빈혈, 백혈병, 당뇨, 갑상선, 간, 신장, 고지혈, 면역력 등 기본적인 건강정보를 점검할 수 있다. 온몸에 영양소, 산소, 호르몬, 열, 면역, 수분 등을 공급하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혈액, 몰라봐서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