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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인도 철수를 지켜보며

기회의 땅으로만 보았는가?

by Pavittra

개인이나 회사의 성장과 그 지역의 성장은 냉정하게 보면 별개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때가 있었다. 지금이나 2000년대 초나 인도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대로이다. 얼마전 트위터의 창업자가 물러나면서 신임 CEO에 인도인이 발탁되었다는 소식을 보며 예전에도 뛰어난 인도 경영자가 많았는데 하며 이제 별로 그렇게 놀랍지도 않다. (트위터 CEO인 Agrawal의 경우에는 해외파가 아니고, 인도 명문 IIT 라는 점에서 약간 특이하다) 이곳 구자라트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뉴스가 즐비하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다소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결국 우상향으로 성장하는 것에는 모두들 동의한다. 이런 성장 뉴스를 보며 인도에 단순히 관심있어 했던 나 또한 성장하는 것으로 착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게 아닌데 말이다. 간단한 진리이지만 명료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해 정진해야하는데 말이다. 인도는 그저 생각하고 바라기만한다고 무언가 되는 기회의 땅이 아니다. 오히려 더 어렵고 힘든 곳이다. 이런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고 전 세계가 마찬가지일 것 같다.

87998938.jpg [인도출신의 주요 글로벌 IT기업 최고경영자]


작년 9월에 갑작스럽게 포드가 인도에 있는 2개 공장을 일시적으로 Shut Down을 한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표면적인 공문의 내용은 반도체 수급과 코로나 이슈로 더 이상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우니, 당분간 가동을 중지한다는 얘기였다. 그것을 접수한 관련 업체들 중 그것을 믿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드디어 올것이 왔다라는 생각이고,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느냐라는 고민뿐이었다. 역시 언론에서는 공식적인 철수라는 소식을 발표했고 구자라트 공장은 22년 3월까지, 첸나이는 22년 상반기까지만 가동한다는 구체적인 뉴스도 전해왔다. 우리 회사도 한때는 포드가 최대 고객사였다. 그러던 포드가 갑자기 이렇게 쓰러져 갔다. 이로써 포드 직영의 경우에만 4천여명의 인력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협력업체와 딜러샵 등 유관 업체들까지 하면 셀수가 없다. 물론 기존에 구자라트 지역에 포드를 메인으로 사업하던 글로벌 부품사들은 이미 사업을 철수하거나 방향을 다른 자동차사로 튼지 오래였다. (포레시아와 같은 글로벌 부품사도 포함된다)


ford.jpg


포드는 1995년 인도에 최초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25억불의 투자를 단행했으나, 20~21년 기준 단 연간 48천대만을 판매하며 1.8%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유지했다. 구자라트와 첸나이에 총 2개공장 4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데 48천대라면 상상이 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자라트에 위치한 공장은 미국 디트로이트급 최신예 공장이이었다. 이 공장에서는 더욱이 연간 1만대도 생산하지도 못했다. 월 1천대도 안되는 수량이다. 원인은 마케팅 실패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GM이 철수 했고, 2020년에 오토바이 업체인 헬리데이비슨도 철수했다. 조만간 일본의 혼다 승용차 부분이 철수 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있다.


얼마전 포드인디아의 본사격인 첸나이에 잔여 비지니스를 협의하기 위해 다녀왔었다. 비가 오는날이지만 거대한 포드 본사 건물은 상황과 다르게 위풍당당해 보였다. 그치만 한때는 그들에게 쩔쩔맺던(?) 공급사들이 이제 하나둘씩 찾아와 결재와 신용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구매총괄임원과 협의를 하는데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고, 우리는 다소 만족스러운 협상 결과를 얻었다. 몇일 후 구자라트 포드 공장의 원자재 담당이 Anand가 우리회사에 찾아봐 마지막 재고 수검을 진행했다. "앞으로 계획이 있나요?" 조심스레 물어보니, 고향인 첸나이 돌아가 직업을 구해야한다고 한다. 뛰어난 친구들이니 직장 걱정은 없겠지만 자부심이 엄청난던 글로벌포드를 다니다가 이내 실직 상태가 된것이 충격이 있어보였다.


포드도 그동안 인도를 그냥 한낮 기회의 땅으로만 생각하고 인도의 성장과 본인의 성장을 일체화 시키기만 실수를 한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IMG_1024DD.jpg 포드인디아 첸나이 본사 정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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