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과 인도에 관심이 있으신 청년들에게
헤아려 보니 인도와 연을 맺게 시작한지도 15년 넘게 지나게 되었다. 물론 그중에 몇년은 자의든 타의든 인도와 떨어져 있을때도 있었다. 결국 돌아돌아 나는 지금 인도에 있고 예전 내가 그렸던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실상은 너무 다르지만..)
가끔 회사에서는 함께 현지에서 일할 주니어급 한국인 직원을 채용을 하는데 필자는 면접도 주관해보는 등
직간접적으로 채용 과정을 경험하면서 10~15년전 나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친구들을 만날때가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볼때 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실상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고, 어떨 땐 면접이 아닌 강의(?) 비슷하게 지원자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그때 내 모습인거 같아서.
가끔 내가 구직생활을 할때의 기대와 지금의 청년들의 기대가 별반 다를게 없다라고 느껴지는게 많다. 그때도 인도는 지금처럼 라이징하는 나라였고, 인도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은 많지 않았다. 그러니 나처럼 인도에 관심이 있고 인도에 대해 공부한 사람은 당연히 귀한 인재가 아니겠냐 라는 생각이었다. 결국 나는 원하는 곳 (원하는 곳에 대해 실상 많은 고민도 안했던거 같다. 돈 많이 주고, 인도에 관한 일을 할수 있으면 되는?)에 들어가지 못했고, 그때 부터가 잠시 인도와 떨어진 시기였던거 같다.
사실 인도가 라이징하고 있고, 인도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외부 환경이다. 자신이 그러한 곳에 맞는 자질을 갖췄는지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이 대학교 전공이 인도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게 혹은 인도에서 어학연수를 했다고 하는것들, 문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것들은 정말 핵심이 아니다. 언어/문화/배경 등에 대한 이해나 경험은 정말 부수적인 것인데, 많은 청년들이 그것만을 내세우고 정말 중요한 실력은 부수적인 것 만큼 올라와 있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어쩌면 꼰대같을 수 있고 나도 그러지 못해 민망하지만 국제언어인 영어는 기본이고, 본인이 전문적으로 가고자 하는 파트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 전문성이 인도 언어/문화/경험 뿐이라면 매우 안타깝지만 매력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 현지인력과 큰 어려움없이 대화할 수 있는 영어 구사력, 본인이 뜻하는 업무 (인사, 마케팅, 재무 등)에 대한 전문성 혹은 경력이 수반되어야 회사 입장에서는 비로소 지원자의 인도 경험이 눈에 보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인도 언어의 경우에도 아직도 힌디어의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지만 필자는 누구든 현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 있다면 이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고 보인다. 언제나 외국인이 끼어 있는 사업은 영어로 비지니스를 하지만,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현지인끼리는 힌디어 및 현지어로 대화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때 내가 그곳에 현지어로도 관계가 끼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순기능이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영어로 대화해도 본인은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없다고 얘기한다. 현지인과 한국 관리 인력간의 벽을 인정하지도 인지하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인도 외교정책을 결정하고 큰일(?)을 하는 분들의 인도 현지언어에 대한 전문성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치만 이렇게 중요하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아직 현지어가 우선이 될 수 없다. 우리는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처럼 대화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고, 국제 언어인 영어는 세대가 지나면 지날 수록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서 잘 할수 없다면 시작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게 현실이다.
나도 학창시절 인도에 몇년 지내보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힌디어를 조금 배웠다는 생각, 인도 문화에 전문가라고 혼자 자아도취되어 지내던 시절에 더 중요한 나만의 General 전문성을 키우지 못했던거 같다. 그래서 평생 연을 끊을 인도에 돌아돌아 운으로 온거 일 수도 있다.
인도 해외취업을 꿈꾸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또 다시 조금 아픈 메세지일수도 있고, 구체적인 길도 제시하지 못하지만 몇 십년전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원서쓰던 내 모습이 떠올라 글을 쓴다. 사실 20대~30대 초반 하고 싶은일이 무엇인가 아는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것은 또 다른 관점인것 같다. 나는 그러지 못했던거 같고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이 고민 뿐이다. 그러나 가는 길이 다소 삐뚤 비뚤해도 가고 싶은 곳을 아는 청년들이 요즘에는 정말 많은 거 같다. 정말 존경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