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리더들은 왜 인도를 찾는가

스티브잡스부터 리차드기어까지.

by Pavittra


Pratham이 선별한 인도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2025년 1월 18일, 콜드플레이의 뭄바이 콘서트를 앞두고 한 장면이 인도 언론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글로벌 록밴드 리더 크리스 마틴이 파스텔 톤 쿠르타를 입고 바불나트 시바 사원에서 명상하는 모습이었죠. 전 세계 수십만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슈퍼스타가 왜 인도 사원 바닥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걸까요?


사실 마틴의 사원 방문은 영적 깨달음보다는 인도 팬들과의 문화적 교감이 목적이었습니다. 콘서트 전에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그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인도 팬들은 큰 감동을 받았죠. "크리스 마틴은 단순히 공연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진심으로 이해하려 한다"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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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50년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인도를 찾았고, 그곳에서 얻은 경험이 그들의 삶과 비즈니스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거든요.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비틀즈, 리처드 기어. 이들의 공통점은 인도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겁니다.



스티브 잡스, 한 권의 책이 인도행을 결정했다


1974년, 19살의 스티브 잡스가 인도행을 결심한 계기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한 권의 책이었죠.


리드 칼리지를 중퇴한 후 방황하던 잡스는 램 다스(Ram Dass)의 'Be Here Now’를 읽었습니다.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리처드 앨퍼트가 인도에서 님 카롤리 바바를 만나 영적 깨달음을 얻은 경험을 담은 책이었죠. 이 책에 완전히 빠진 잡스는 친구 다니엘 코트케와 함께 곧바로 인도행을 결심했습니다.



목적지는 우타라칸드 주의 카인치 담 아슈람. 목적은 님 카롤리 바바를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1974년 4월 델리에 도착했을 때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죠. 님 카롤리 바바는 1973년 9월에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스승을 만나지 못한 실망감. 하지만 잡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델리에서 갠지스강이 흐르는 하리드와르로 이동했고, 카인치 담 아슈람으로 향했죠. 아슈람은 거의 비어있었지만, 님 카롤리 바바의 제자들이 여전히 명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잡스는 몇 주를 아슈람에서 보낸 후 인도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를 삭발하고 인도 옷을 입으며 현지인처럼 살았죠. 델리, 바라나시, 마날리 등 인도 북부를 돌며 수많은 사원과 명상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산속 동굴에서 명상하고, 사두(힌두교 수행자)들과 대화하며, 인도의 영적 전통을 몸소 체험했죠.


특히 히말라야 산맥 근처 외딴 마을에서 몇 주를 보내며 깊은 명상에 들어갔습니다. 음식은 하루 한 끼, 대부분의 시간을 침묵 속에서 보냈죠. 이 시기 그는 '단순함’의 힘을 깨달았습니다. 복잡한 것을 제거하고 본질만 남겼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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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7개월의 인도 체류 후 미국으로 돌아온 잡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그는 이렇게 회상했죠. “인도에서 나는 직관이 이성적 사고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이 애플 제품 철학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복잡한 기능을 모두 제거하고 본질만 남긴 아이폰 디자인, 버튼 하나

로 모든 것을 제어하는 사용자 경험,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단순함이 궁극의 정교함이다)"이라는 유명한 철학.


이 모든 것이 인도에서의 7개월에서 나온 겁니다.



저커버그, 잡스의 한마디에 같은 아슈람으로


2008년, 페이스북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었지만, 마크 저커버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야후, 마이스페이스 등의 인수 제안이 쏟아졌고, 회사 방향성에 대한 내부 논쟁도 치열했죠. “페이스북이 왜 존재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저커버그는 멘토인 스티브 잡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잡스의 답은 간단했죠.


“인도로 가보게. 카인치 담 아슈람을 방문해보게.”


저커버그는 잡스의 조언을 따라 인도로 향했습니다. 약 한 달간 인도에 체류하며 카인치 담 아슈람을 방문했죠. 팬트나가르 공항에 도착해 약 65km를 이동해 나이니탈 근처 아슈람에 도착했습니다. 아슈람은 잡스가 방문했던 1974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조용하고 평화로웠죠.


저커버그는 아슈람에서 며칠을 보내며 명상하고 사색했습니다. 왜 페이스북을 시작했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려 했는지 근본적인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죠. 아슈람의 고요함 속에서 그는 답을 찾았습니다. 페이스북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세계를 더 연결되고 개방적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요.


이 경험은 2015년 9월 모디 총리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때 공개되었습니다. 페이스북 본사 타운홀 미팅에서 저커버그는 모디 총리에게 직접 말했죠. “제가 페이스북 초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 스티브 잡스가 인도를 방문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님 카롤리 바바의 사원을 찾아갔고, 그 여행은 제가 페이스북의 미션과 다시 연결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 발언 이후 카인치 담 아슈람을 찾는 순례자들이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비틀즈의 8주, 30곡이 탄생했다


1968년 2월 15일, 비틀즈 멤버 전원이 인도 리시케시로 향했습니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세계 최고의 록밴드가 마하리시 마헤시 요기 아슈람에서 3개월 과정의 초월 명상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죠.


비틀즈의 인도 방문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언론과 방문객은 일체 차단. 멤버들은 갠지스강이 흐르는 히말라야 산기슭 아슈람에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 지냈죠. 아슈람은 ‘차우라시 쿠티(Chaurasi Kuti)’, 즉 '84개의 명상 오두막’이라고 불렸습니다. 돌로 만든 오두막들이 숲 속에 흩어진 평화로운 공간이었죠.


하지만 멤버들의 체류 기간은 달랐습니다. 링고 스타는 인도 음식과 벌레를 견디지 못해 약 2주 만에 떠났죠. 폴 매카트니는 약 6주,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은 거의 8주를 머물렀습니다.


이 시기는 비틀즈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매일 아침 명상으로 시작하는 규칙적인 일상, 외부와의 단절, 히말라야의 고요함. 이 속에서 그들은 엄청난 음악적 영감을 얻었죠. 기타를 들고 오두막에 앉아 하루에 몇 곡씩 작곡했습니다.


아슈람에서 작곡된 곡들은 후에 'White Album’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총 48곡 중 최소 30곡이 이 시기에 만들어졌죠. 'Dear Prudence’는 수영선수 미아 패로의 여동생을 위해 쓴 곡으로, 그녀가 명상에 너무 몰두해 오두막에서 나오지 않자 존 레논이 위로하기 위해 작곡했습니다. 'Blackbird’는 폴 매카트니가 갠지스강 소리를 들으며 만든 곡이죠. ‘Sexy Sadie’, ‘Mother Nature’s Son’, ‘Back in the U.S.S.R.’, ‘Ob-La-Di, Ob-La-Da’ 등도 모두 이 시기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비틀즈의 아슈람 생활은 갈등으로 끝났습니다. 마하리시 요기가 여성 제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존 레논은 크게 분노했죠. 그는 'Sexy Sadie’를 작곡하며 마하리시를 비판했습니다. (원래 제목은 'Maharishi’였지만 법적 문제 때문에 'Sexy Sadie’로 바꿨죠.)


비틀즈는 예정보다 일찍 떠났지만, 그 8주는 음악사에 지울 수 없는 영향을 남겼습니다. 이후 서구 대중음악에 시타르 등 동양 악기가 본격 유입되었고, 조지 해리슨은 평생 인도 음악을 추구하며 라비 샹카르와 협업했죠.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요가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서구 사회에 동양 철학이 본격 소개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리처드 기어, 50년간 인도를 찾는 이유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는 1970년대부터 불교 신자로서 인도를 지속적으로 방문해왔습니다. 그가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처음 만난 것은 1978년. 이후 40년 이상 스승과 제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죠.


기어의 인도 사랑은 일시적 유행이 아닙니다. 매년 인도를 방문하며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을 받았고, 티베트 난민 인권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죠. 2025년 7월, 그는 달라이 라마의 9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히말라야까지 찾아가 영적 스승의 손에 경건하게 입을 맞췄습니다.


“50년 동안 불교의 길을 걸으며 이 특별한 분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스승입니다.”


기어는 인도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 달라이 라마의 일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The Wisdom of Happiness’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영적 여정은 단순한 종교적 관심을 넘어, 티베트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평생의 헌신으로 이어졌죠.


그는 중국 정부의 티베트 탄압을 비판하는 가장 목소리 높은 할리우드 스타 중 한 명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 영화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었지만, 신념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 인도일까?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왜 전 세계 리더들은 하필 인도를 찾는 걸까요? 명상이나 요가는 다른 나라에서도 배울 수 있고, 영적 탐구는 어디서든 가능하잖아요.


답은 인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에 있습니다. 인도는 수천 년간 영적 추구의 중심지였습니다.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시크교가 모두 인도에서 탄생했죠. 요가와 명상의 기원도 인도입니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시작해 인도양까지 이어지는 이 거대한 땅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영적 공간처럼 기능해온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도 문화가 물질과 영성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서구는 물질적 성공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인도는 다릅니다.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평화와 영적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더 가치있게 여깁니다.


스티브 잡스가 인도에서 배운 것도 바로 이 균형이었습니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힘,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 직관을 신뢰하는 용기. 이 모든 것이 인도의 영적 전통에서 나왔고, 그것이 아이폰을 만들었으며, 애플을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도는 여전히 세계 리더들이 답을 찾기 위해 떠나는 곳입니다. 14억 인구의 거대한 시장이자, 동시에 수천 년 영적 지혜가 살아 숨쉬는 땅. 비즈니스 기회와 영적 깨달음. 인도는 이 둘을 동시에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장소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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