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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낳은 걱정과 걱정의 연속

인도에 있는게 차라리 나을까?

by Pavittra

한국에 아이들을 두고온 나로써는 1년에 몇번 갖을 수 있는 가족상봉(?)의 기회가 매우 기다려진다. 회사의 배려로 나와 같은 단신 근무자에게는 1년에 총 4번의 분기별로 공식적인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2번은 한국으로 내가 갈 수 있고, 2번은 가족이 인도로 방문할 수 있게 지원해준다. 사실 아내와 아이들과 처음 헤어질 때, "3개월 후면 또 만나는데 멀? 이렇게 마음의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3개월이란 시간이 오묘하다. 2개월째는 괜찮다가도 3개월째 들어가면 마음의 외로움과 헛헛함이 더해간다. 군대에서 백일휴가가 그래서 생긴 것인가 하는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BA2C4E8A-C1D6-4179-BA90-81A44BF179F7.jpg 작년에 격리했던 회사 숙소 앞 전경, 뻥 뚫린다


인도는 지금 코로나 3차 웨이브가 시작되었고, 그 속도도 가히 세계수준이다. 22년 1월 22일 기준 일 확진자 30만을 넘어섰고, 조만간 2차 웨이브 최고 수치인 40만을 넘기는 것도 단순히 시간문제이다. 한인사회에도 감염자 소식이 꽤 들린다. 사실 2차 웨이브때까지 한국인 누가누가 걸렸다더라 하는 소식이 들리면 정말 큰일 난것처럼 한인사회에 술렁거렸다. 그도 그런것이 그때는 증상도 대부분은 심각하였고, 한국에서 하루하루 대서 특필한 인도 화장터 사진과 산소통 부족 소식 등을 너나 할것 없이 보도했던 터라 그 공포감은 아마 더 했을 것이다. 이후 잠시 주츰한 사이 인도는 산소나 병상 등에 대해 많이 준비가 되었었다고 얘기하고 있고, 과거처럼 극심한 락다운은 다시 하지 않았다. 요즘에 들리는 한인 감염자 소식은 그저 그런 해프닝에 불과하다. "아이고 어쩌다 걸린거래?.에휴 조심했어야지?"라고 얘기 하지만 사실 여기서는 이젠 대부분은 포기하고 사는듯 하다. 심지어 언젠간 한번 걸려야할거 같고, 이미 나도 걸린게 아니야? 하고 생각도 한다. 증상이 경미하다니 그냥 감기 수준이라니 하고 생각해서 더 그런듯 하다.


그러나 "코로나 지긋지긋하다. 차라리 한번 걸리는게 낫지 않아" 하는 이런 어리석지만 속 편한(?) 고민은 한국에 들어가서 가족상봉을 앞둔 나에게는 정말 다른 얘기이다. 인도에서 한국에 들어가서 아이들을 보고 다시 인도에 오는 관문과 절차가 까다롭다.


인도와 한국은 에어버블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현재 정기선이 없다. 작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전세기(?)라는 형태로 사전에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여행사에 예약을 통해서 탑승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1달에 1건도 없었지만 지금은 3~4건 이상으로 생겨 훨씬 상황은 나아졌다. 아시아나나 에어인디아, 비스타라 같은 항공사들이 주로 비행을 제공하는데 이는 사전에 양국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에어인디아, 비스타라 같은 항공사들은 인도 국적기 형태로 운영되어 상대적으로 허가가 잘 나오는 편인데,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출발 하루전에도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다보니 한국 교민들의 피해가 엄청 많았다. 이런거 때문에 혹시 비행기가 취소되진 않겠지라는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조마조마한 걱정을 탑승전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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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다. 탑승전에는 48시간 전에 RT-PCR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받아서 제출해야한다. 기존에 72시간 전에 테스트 했으면 됐는데 이마저도 강화된 것이다. 이때도 혹시 양성은 안나오겠지 하는 새로운 걱정을 하게 된다. 음성의 결과를 받은 후에 탑승은 가능하니 모든 걱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도에서 탑승전까지 음성이었는데, 한국에 도착하여 양성이 나와 큰 곤욕을 치루고 격리만 하고 인도에 돌아왔다더라하는 사례는 지루하지않게 들려온다. 그러니 공항에서도 비행기 안에서도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기내식은 꿈도 꿀수 없다. 도착하면 10일의 자가/시설격리를 하고 이후에 음성일 경우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데 1일차, 9일차에 추가 코로나 검사를 한다. 이때 다시 음성이기를 기도해야한다. 이때도 걱정이다. 한국에 들어가서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적어도 3번 이상의 코로나 검사를 해야하는 것이다.

한국도 요즘 코로나 안전지대는 아닌탓에 한국에서의 삶도 걱정된다. 나는 다시 인도로 돌아가야할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들과 아내가 절대 아프면 안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삶도 걱정된다. 안전하고 걱정없이 다시 일터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조심 조심 생활해야한다.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만들고, 어차피 일어나지도 않은 일 걱정할 필요가 머가 있냐라고 누가 물으면 "그래 맞아, 걱정해서 머해?" 이렇게 대답하다가고,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다. 부디 우리 모두 가족과 만나는 감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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