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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인도에서 주말에 머해?

골프와 테니스 그리고 수영, 가성비 나오는 인도

by Pavittra

"너무 안됐다. 한국 같이 좋은 나라에서 여길 왜 왔어? 주말엔 머해?"


같은 아파트에 잘 지내는 팔락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내가 처음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처음 내게 했던 말이다. 본인 나라에 대해 약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닌지 하여 조금 놀라긴 하였으나, 그 친구는 한국을 몇번 여행한 친구로 한국을 치켜 세우기 위한 배려섞인 대답이었던 것을 이내 금방 알게되었다. 그치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친구들과 가족들도 심지어 인도 친구들도 여기 생활에 대해 걱정과 궁금증이 많다.


인도가 너무 크고 각자의 삶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대도시로 가면 비용도 비싸고 시설도 달라지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와 내가 지내고 있는 구자라트 아메다바드에서는 매일, 매주, 매월 바쁜(?) 루틴을 보내고 있다.


아메다바드는 분명 골프의 천국은 절대 아니지만 Golf-Friendly 지역은 확실하다. 아메다바드와 인근 간디나가르 근처에 금방 갈 수 있는 골프장이 4~5개 있고 무엇보다 가격이 무척 저렴하다. 가장 라운딩비가 비싼 골프장이 카트 포함 주말 기준 3,000~3,500루피 수준으로 한국 돈으로 45,000원이다. (주중이나 저렴한 곳은 2,000루피 미만도 있다.) 일부 코스는 카트가 잔디가 필드안으로 모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어 캐디는 주로 쓰지 않는 편이다. 연습장 또한 한국에서 흔히 잘 볼 수 없는 아웃도어 필드 연습장으로 풍경만으로는 미국(?)에 온거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마저도 우리는 무료로 라운딩을 한다. 보통 인도에서 일을 하면 신용카드를 만드는데 hdfc, indusbank 같은 대형 은행에서 발급 하는 연회비를 내는 프리미엄 카드를 활용하면 일주일에 한번 무조건 무료로 칠 수 있다. 연 회비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매주 필드를 나간다고 하면 3개월~6개월내에 모두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다. 골프 코스는 대국 답게 평지에 만들어져 인도 베스트 코스로도 꼽히기도 하였다. Kalhass and Bules, Glade One, Belvedre, Kensville 등은 아메다바드를 대표하는 골프클럽이다.다. 아쉬운 점은 클럽하우스가 델리나 한국처럼 state-of-art 하지 않아 다소 실망할 수는 있다. 그리고 역시 금주의 도시로 시원하게 맥주한잔 못한다는 사실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이렇게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라운딩을 할 수 있는건 정말 특권이라 할 수 있다



테니스는 한국에서 요즘 무척 유행한다고 들었는데, 인도에서 테니스는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이다. 예전에 복식으로 그랜드슬램도 달성한 Leander Paes 이나 Sania Mirza 와 같은 선수들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도시를 돌아다녀 보면 주변에 참 많은 테니스장이 보인다. 우리나라는 주로 상가 건물에 있거나, 교외로 나가야 하는데, 인도는 땅이 넓어서(?) 그런지 시내 중간 여기저기에도 테니스장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인건비가 아직까지는 저렴하여 관리가 필요한 클레이코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테니스를 매일 매일 꾸준히 친지 6개월이 되어가는데, 정말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매번 느낀다. 30분만 뛰어도 온몸에 땀이 흠뻑 젖게 되고 숨이 턱밑까지 차 올라오는데 직장인이 된 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즐거움이다. 여기서는 1:1 강습이 주로 이어지고 게임도 하는데 주 6일 1시간~1시간 30분씩 개인 강습을 비용은 한달에 15~16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에 실내 상가 코트장의 최근 강습 비용을 봤는데, 한달에 4회 강습에 20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말 화들짝 놀랐다. 아이들과 아내도 함께 배움을 시작하여 언제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정말인지 테니스는 인도에 와서 만나게된 가장 소중한 스포츠다.



보통 주재원이나 한국인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는 중상급 이상이어 헬스장이나 수영장 시설이 되어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관리가 잘 되는 편이고 특히 수영장은 호텔 수영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파트 단지 내에 수영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여름이 되면 밤이 되어도 물 온도가 차갑지 않아 심야 수영도 즐길 수 있다. 개인 강사를 불러서 내가 맞는 시간에 언제든지 수영 강습도 받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가장 많이 좋아했던 것이 수영이었다. 옷만 갈아입고도 언제든지 수영할 수 있고, 말은 통하지 않아도 인도 친구들이 항상 그곳에 있으니 심심할 틈이 없다. 일주일에 3~4번 30분이라도 수영하려고 노력하는데 수영하고 나오면 온몸이 개운하다.




한국에서는 시간적인 한계로 또는 비용적인 부담으로 이렇게 높은 빈도수로 쉽게 즐길 수 없는 것들이 인도에서는 너무 쉽게 잘 즐길 수 있다. 요가, 필라테스, 배드민턴, 승마 등등 시설은 한국에 비하면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조금만 눈을 낮추면 즐길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다. 한국에서는 삶이 타이트하고 바쁜 일상의 연속이어 벌써 부터 한국을 가게되면 어떻게 살아야하나(?)하는 고민이 많이 생긴다. 인도에 나쁜것만 있는게 아니다. 좋은것들도 충분히 많다.


"나?, 할거 무지 많아. 엄청 바뻐." 처음에 친구가 물었던 질문에 이제 대답할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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