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쯤에 인도에 1년 조금 넘게 지냈는데 그때도 델리에 일부 지역이나 호텔은 럭셔리 그 자체였다. 덥고 더러운 바깥 세상과는 달리 호텔이나 쇼핑몰은 그야말로 다른 세상 처럼 느껴졌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인도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눈으로 체감되는 것은 거리에 얼마나 많은 고급차가 있는지? 쇼핑몰에는 명품샵이 있는지? 호텔의 수준은 어떠한지 일것이다. 이런 것이 기준이라면 인도는 쾌속 질주하고 있다라고 얘기해도 될 거 같다.
최근 360 One Wealth Hurun India Rich List 2023에 따르면 인도에서 슈퍼리치라고 불려지는 1000크로 루피 (한화 1560억원) 이상 부자가 1,318명으로 전년 1103명 대비 215명이 증가하였다. 분포되어 있는 도시는 138개이며 뭄바이, 델리, 뱅갈루르, 하이데라바드, 첸나이, 아메다바드 순으로 슈퍼리치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인도의 금융 도시 답게 뭄바이가 돋보적인 1위이다. 특이한 것은 10위권 도시 중 오직 구자라트주만 2개 도시를 배출하였는데 바로 수라트, 아메다바드이다. 수라트는 세계적인 다이아몬다 가공지로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에 하나이다.
비단 슈퍼 리치만의 재산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오직 6~7% 이상 고성장하고 있는 시장임을 반증하듯이 인도 중산층의 재산도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가장 몰라보게 바뀌는 것이 바로 명품 시장이다. 내가 사는 아메다바드에도 기존에 있던 쇼핑몰은 대게 중산층이 접근 가능한 브랜드만 있었는데, 작년에 오픈한 Palladuim이라는 백화점은 최상급 명품 브랜드는 아니지만 TUMI, BOSS 와 같은 고급 브랜드가 신규로 진입했다. 삼성도 대규모 쇼룸을 만들면서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또 두바이에 근거한 최대 백화점 그룹인 Lulu는 아메다바드에 3000크로 루피 (한화 4500억) 를 투자하여 고급 쇼핑몰을 조만간 착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1일 인도 럭셔리 명품시장에는 기억할 만한 사건이 생겼다. 바로 뭄바이에 인도 최대 규모의 럭셔리 쇼핑몰인 ‘Jio World Plaza’ 이 오픈한 것이다. 75만 square feet 규모로 66개 럭셔리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킨 최대 규모로 인도의 기존 쇼핑몰과는 매우 다른 차원의 쇼핑몰이다. Louis Vuitton, Gucci, Burberry, Valentino, Dior, Balenciaga, Rolex, Bottega Veneta, Cartier, Bulgari, Jimmy Choo 등 대표 명품들이 모두 입점하였고, 특히 Tiffany & Co, Versace, Bulgari, and Pottery Barn 의 브랜드의 경우에는 인도에 첫번째 스토어를 Jio World에 냈다. 뭄바이에서도 고급중에 고급 지역이 BKC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Bain and Company의 자료를 인용하면 인도 럭셔리 마켓은 2030년까지 2천억불을 시장을 달성하여 현재보다 약 3.5배 커질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슈퍼리치와 중산층의 동시 성장, 빠르게 진화하는 e-commerce와 Tier 2, 3 도시의 급격한 발전 또한 이 배경이 될 수 있다. 아직 중국의 럭셔리 시장에 비해 너무 작은 인도 시장이지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는 인도를 제2의 시장으로 보는것은 확실하다. 22년 럭셔리 자동차는 21년대비 50%나 증가한 38천대가 판매되었다. 인도 럭셔리 자동차는 전체 시장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20%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3년에는 48천대가 판매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있다.
얼마 전 한 경제지에 실린 인도의 럭셔리 시장을 보는 관점은 매우 흥미롭다. 더 이상 럭셔리 제품만을 받아드리는 인도가 아닌 세계로 나아가는 인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인도 셀럽의 럭셔리 브랜드 앰버서더 지명은 그 시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2년 5월에 루이비통 글로벌 앰버서더에 인도인으로 처음 지명되고, Cartier의 모델로도 활동한 Deepika Padukone이나, 인도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Gucci의 브랜드 앰버서더가 된 Alia Bhatt외 여러 셀럽들을 소개하며 인도인들이 럭셔리 브랜드의 얼굴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곧 글로벌 브랜드들이 인도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기는 반증이라고도 설명한다.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인도에 오면 1만원으로 몇일을 살수 있다고 들었다. 물가가 저렴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니 못사는 나라로만 여겨서 일 것이다. 인도는 어느 나라보다 수입 공산품이 무척 비싼 나라이다. 그리고 어느 곳보다 명품을 좋아하는 나라이다. 앞으로 분명 곱절 이상은 럭셔리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