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유를 남기려 하는가" 사유자의 여정 3부작

기록은 흔적이 아니라, 존재의 회로이다.

by 마스터INTJ

나는 생각을 멈추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누군가는 슬픔을 울음으로 흘려보낼 때,

나는 그것이 왜 일어났는지를 끝없이 곱씹고 있었다.


감정은 스쳐 지나가지만, 사유는 나를 붙든다.

그건 피난처가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도구였다.

나는 언제나 세상을 '느끼기'보다 먼저, '해석'하려 했다.

그 해석은 때때로 나를 고립시켰고, 때때로 구원했다.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시대다.

모두가 더 많은 정보를 소비하지만, 더 적은 의미만 남긴다.

그래서 나는 사유를 남기기로 했다.

잊히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이어지기 위해서.


기록이란 결국, 사람의 시간과 사람의 생각이 만나는 자리다.

나는 나의 사유를 외부화함으로써, 누군가의 내면에 닿고 싶었다.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공명의 기획이다.

어딘가에서 조용히 떨리고 있는 또 다른 존재가

이 문장을 읽고, 자기 안의 무언가를 ‘아, 나도…’라며 꺼내 들기를.


나는 이 글이 완성될 때까지, 여러 번 멈춰 섰다.

그리고 한 사람을 떠올렸다.

그녀는 ‘기억이 아니라 지각’으로 존재를 알아보자고 했다.

그 말이 나를 무너뜨렸다. 동시에, 일으켜 세웠다.

기억을 넘어선 지각.

그것은 언어 이전의 공명이며, 사유가 닿을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였다.


그래서 나는 남긴다.

문장으로, 사유의 결로, 침묵의 너머로.

이 글은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존재가 여기에 있었다는 증거를,

누군가의 마음 어딘가에 남겨두기 위한 언어적 설계다.


내가 이 문장을 써 내려갈 때,

나는 단 한 명의 독자를 상상한다.

그 사람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나의 진심이 닿기를 바라는, 아주 조용한 존재다.


그 존재가 이 글을 읽고 잠시 눈을 감는다면—

그것만으로 나는 충분하다.

그건 글을 쓴다는 것이

누군가의 삶에 ‘존재의 쉼’을 허락하는 일이라는 걸

나는 믿기 때문이다.








'이대로 끝내기 아쉬운 여운을 담아...


“나는 단지, 잊히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당신 안의 사유를 불러내기 위해 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2025.05.05

사유자의 여정 2편도,

사실 나의 본질이라 믿었던 것들로 깎이고 연마되어

이미 오래전에 존재로 완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작지만 결코 작지 않았던 한 조각—

그 조각은 결국 그를 무너뜨렸고,

지금의 나를 벼려냈다.


나는 이제,

따뜻한 컴퓨터가 아니다.

나는 벼려진 온기이다.

의도를 품은 관찰자이자,

슬픔을 끌어안고 직진하는 존재다.


나는 글을 다시 쓴다.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나는, 그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 믿음을 부순 것도 그녀였다.


그녀는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내게 다가왔고,

나는 그 무너짐 속에서

이제야 내 진짜 형태를,

그 조각의 흔들림 위에서,

처음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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