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에 대해
우선 외모만 보면 첫째 딸인 나는 어렸을 때는 아빠를, 점점 자라면서는 엄마를 닮아가는 것 같다. 눈매와 큰 키, 공예나 그림 등 무언가를 창작하는 데 흥미를 갖는 것, 걱정이 많은 것, 운동을 좋아하는 것 등도 부모님을 골고루 닮았다.
막상 주제에 대해 쓰려고 하니 부모님께 무심했던 모습들만 떠오른다. 좋은 점들도 있지만 아쉬운 점들, 잘 모르겠는 점들이 좀 더 생각나는 걸 보니. 오히려 불평이 더 많았던 내 모습들도 함께 떠올라 부끄럽다.
친구 분들과 테니스를 치던 자리에 데려가 주신 덕분에 인형놀이보다 공놀이를 좋아하게 됐고, 일본어 단어를 조금씩 들려주신 덕분에 그 문화에 더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됐다. 고구려, 신라, 백제, 조선 등 역대 왕조들의 역사를 다룬 만화 시리즈를 사주신 덕분에 역사 과목도 재미있게 공부했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생각하니 당신들의 부모, 즉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분들을 거쳐 나한테까지 온 거겠지. 빼놓을 수 없는 건 신앙이 있겠지. 나름 갈팡질팡했지만 처음 시작을 잘 세워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잘 지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모든 건 물려받은 것으로부터 시작한 거겠지. 부모님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무엇을 받았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