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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pe Oct 21. 2022

표현하자. 행복하게. 맘껏!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관심 있는 영화와 드라마 같은 방송이 생기면 꼭 챙겨보는 것이 있다. 바로 촬영 후기 영상이다. 각 배역으로 분하기 전 배우의 본캐와 스태프들이 작업하는 광경. 촬영이 마무리되어 서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그에 몰입하여 어느새 아쉽고 애틋한 마음마저 든다. 오늘은 22년 동안 장수 드라마로 알려진 <전원일기>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재방송까지 우연히 보았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을 서로 함께 한 사이들이니 그 유대감은 오죽할까.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염정아 배우가 한 예능에 나와서 영화의 소개를 한 것을 본 것이 시작이었다. 이전 예능에서 모두를 챙기는 넉넉한 큰 손, 차가워보이는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사랑스럽고 허당끼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던 터였다. 그런 그가 생애 꼭 해보고 싶었던 뮤지컬 영화의 꿈을 이루었다고 하니 더 궁금했다.


예전 노래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엄마와 함께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슬프기도 하다는 리뷰들을 보고 휴지도 챙겨갔다. 솔직히 스토리는 예상이 갔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가정주부, 무심해진 남편에게 마지막 생일 선물로 첫사랑을 찾아달라는 당돌한 제안을 하며 벌어지는 로드 무비. 뮤지컬 넘버가 시작되는 순간들은 자연스러운 부분,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선곡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8090 노래의 가사들이 더 감성과 직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읊조리는 그 느낌.


극 중 남편과 자식들의 무심함 뒤에는 표현하지 못한 사랑이 있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가 있을 때마침, 내 주변에 몸이 아픈 지인들, 심지어 상(喪)의 소식이 들려올 때가 있다. 그러면 부끄럽게도 지금 나의 순간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표현 못하고 아쉬운 순간들에 대한 미안함이 생겨난다. 최근에 한 예능에서 가수이자 배우인 이혜리가 나와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표현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될까 봐, 지금 많이 표현하고 있다고.


지금 내 곁에 이미 있는 행복.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무시해버린 그 기쁨과 감사. 언젠가 해야지 하고 하지 못했던 표현과 사랑을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다.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의 한 장면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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