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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Jul 02. 2015

좁은 화장실 넓게 만드는 4가지 방법

15평 작은 빌라 셀프 개조기_5화

1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화장실을 어떻게  리모델링해야 할지 난감했다. '거울, 양변기, 세면기, 샤워기, 휴지걸이, 수건걸이, 수납장'을 넣어야 하는데.. 알고 집을 샀지만 다시 보고 또 봐도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기존 화장실은 체리 빛깔 프레임에 올드한 타일, 우중충한 조명으로 좁은 화장실을 더욱  볼품없게 만들고 있었다. 수납공간은 제 기능을 못할 정도로 협소하게 모서리에 위치해 있었다. '좁다'라는 강박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러기에는 거울이 너무 컸다. 게다가 휴지걸이는 동선상 변기 앞에 있는 게 당연하지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그 의도가 의뭉스러웠으며, 그 위치 또한 기막히게 샤워기 밑에 있어 언제 홀딱 젖을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좁디좁은 화장실을 어떻게 넓게 만들 수 있을까?


[Tip.01] 덧방 시공을 피해라!

화장실 리모델링시 보통 덧방 방식으로 시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뜩이나 좁은 화장실에 덧방은 새로운 타일 두께만큼 화장실이 좁아지는 치명적 단점이 있어 좁은 화장실인 경우 절대로 덧방 시공을 선택하면 안된다. 시공 인건비가 다소 더 들더라도 반드시 기존 타일을 모두 제거하고 바닥 방수를 제대로 한 후 새로 고른 예쁜 타일을 시공해야 한다.

덧방이란? 기존 타일 위에 새로운 타일을 붙이는 시공 방법으로 철거하기 까다로운 벽, 바닥 타일을 뜯지 않아도 되니 시공 난이도가 낮아 업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Tip.02] 밝은 톤의 단순한 색감의 타일을 선택하라!

작은 집 넓게 보이는 가장 쉬운 팁은 화이트 색감을 주 컬러로 선택 후 채도 베리에이션을 주는 방법이다. 쉽게 얘기하면 주 색감을 화이트로 가져가고 포인트로 명도 차이가 큰 블랙으로 선택하면 모던함과 동시에 공간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둥둥의 취향에 맞춰 아래와 같은 조합으로 타일을 주문했다. 집안 전체가 화이트 색감으로 되어 있어 화장실 만큼은 좀 다른 색감을 가져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정사각형의 이 타일은 대리석 느낌의 텍스쳐와 질감을 가지고 있어 내 마음에도 쏙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타일은 벽 시공이 굉장히 까다로운 바닥 타일로 화장실 시공하시던 업자분이 벽에 이 타일을 붙이시면서 시종일관 폭풍 짜증을 내셨다는 슬픈 이야기를 오야로부터 전해들었다. ( 암 쏘 쏘리~ 아저씨 그 땐 정말 몰랐어요..)

타일의 종류는 크게 '바닥 타일(자기질)'과 '벽면 타일(도기질)' 2가지로 나뉜다. 바닥 타일은 물에 많이 노출되고 사람이 밟고 올라 서는 특성상 벽면 대비 강도가 높고 흡수율이 낮다. 덕분에 시공시 시멘트에 달라 붙는 점성이 떨어져 벽면 타일 대비 2배 정도의 시공 품이 든다.

[Tip.03] 거울 슬라이딩 수납장 및 돔형 천장을 활용하라!

기존 거울과 수납장이 있던 벽면 전체에 거울이 붙어 있는 슬라이딩 도어 수납장을 맞춰 넣었다. 슬라이딩 도어 덕분에 제한된 공간에서 수납장을 여닫는 문제가 해결되었으며, 벽면 전체를 수납공간으로 활용하니 꽤나 많은 양의 욕실 용품을 수납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한 벽면을 차지한 수납장 전체가 거울이다 보니 반사 효과로 얻어진 깊은 공간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2배는 넓어진 느낌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일자형 천장을 걷어 내고 돔형 천장을 얹으니 머리 위 공간까지 시원?하게 확보되어 기존과는 전혀 다른 화장실을 만날수 있었다.

[Tip.04] 품질 좋은 심플한 모양의 도기와 수전을 선택하라!

10만 원 정도 아끼자고 저가형 도기와 수전을 고르는 순간 화장실의 만족도가 급 상쇄될 것이다. 시중에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적정 가격에 좋은 품질을 보여주는 '아메리칸 스탠다드' 정도를 선택하면 후회가 없다.(대림도 괜찮은데 너무 비싼 게 흠이다.) 특히 양변기는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하단 부분을 감싸는 제품이 유행인데 좁은 화장실에는 하부 덮개가 없는 제품을 골라야 답답함이 덜하다. 만약 제한된 예산에서 수전과 도기중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할까 고민된다면 '수전'에 투자를 더 하시면 좋다. 도기야 망가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디자인도 디테일 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면 대동소이한데 반해, 수전은 그 품질 차이가 확연히 난다. 물을 한 번 틀어 보고 잠궈보기만 해도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Appendix] 도기 및 타일은 어디서 구매?

2호선 을지로 4가 1번 출구에서 3호선 을지로 3가 역 까지 "도기, 타일 및 조명"도매상들이 즐비하다. 을지로가 너무 멀다면 영등포 로터리에서 영등포 시장을 가는 길에도 을지로 4가와 유사한 도매상들이 있다. 셀프는 역시 발품이다. 여러 도매상을 돌아 다니며 타일, 도기, 수전을 고르고 견적을 내고  그중 괜찮은 곳을 선택해서 계약을 하면 된다. 별도 시공업자가 정해져 있지 않았다면 계약시 시공을 요청하면 도매상에서 화장실 시공업자를 소개해 준다. 화장실 시공은 철거를 제외하면 1.5일 정도 소요되며 50~60만 원 정도의 인건비가 든다. 참고로 우리집 화장실은 인건비 포함 총 220만 원 정도 비용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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