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멜버른 #퍼핑빌리 #온천 #체험동물원 #여행 #가족여행 #호주
아이들과 함께 해외여행은 늘 고민이다.
자칫 어른들은 즐거우나 아이들은 매우 괴로운, 결과적으로 모두가 힘든 여행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일정을 아이들에게만 맞출 수도 없다. 적절한 선에서 어른 아이가 모두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우린 '직접 체험하는 걸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하는' 10살, 7살 두 딸내미 취향을 최대한 고려했다.
물론 아이들은 매우 힘들어했지만 아내와 난 무척 좋았던 곳들(다음 포스팅에서 소개 예정)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 우선 우리 아이들 최애 스팟 BEST 3을 소개한다.
3위: Puffing billy Railways
토마스 기차의 모티브가 된 퍼핑 빌리 기차는 멜버른에 오면 꼭 타봐야 하는 액티비티로 손꼽힌다. 너무 유명해서 혹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에겐 즐거운 체험이었다. 출발 시간은 https://puffingbilly.com.au/buy-tickets/start-belgrave/ 를 참고하면 되고, 하루 전날 예약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우린 Belgrave to Lakeside를 선택했고 막상 타보니 왕복 2시간이나 걸렸다. 그러나 칙칙폭폭 석탄을 넣고 달리는 증기기관 기차를 언제 타 보겠나! 석탄 분진으로 얼굴 여기저기 까매지고 생각보다 추워서 오들오들 떨기도 하고 school holiday여파로 Lakeside역에서 돌아올 때 자칫 입석으로 올 뻔도 했지만 기차를 타는 동안 우리 가족은 매우 신났다.
퍼핑빌리 기차 탑승 Tip ::
Belgrave에서 Lakeside로 갈 때는 오른쪽에 돌아올 때는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출발 10분 전에는 도착해 있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인파로 인해 원하는 자리에 앉기가 어렵다.
덧글, 퍼핑빌리 기차 홍보물 및 다양한 포스팅에서 볼 수 있는 창틀 걸터앉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기차 창틀에 앉지 말라는 sign이 붙어 있으며, 혹시나 해서 시도해 봤는데 바로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며 들어가라는 저지를 당했다. 뭔가 낭만이 한 개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안전 이슈려니 했지만...)
벨그레이브 주차 Tip ::
벨그레이브 역에는 공용 주차 공간이 없다. 홈페이지에도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추천하지만 아이들 데리고 2시간가량 대중교통은 무리! 열심히 검색을 해서 역 근처 무료 주차 구역을 찾았다. 다음 스팟을 "2 Monbulk Rd, Belgrave VIC 3160 오스트레일리아" 도착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다리 건너기 전 좌측으로 좁은 통로의 내리막길이 있는데 그곳이 주차장 입구다.
2위: Peninsula hot springs
호주에서 온천을 가다니 이런 놀라운 일이!
이 곳은 멜버른에서 만난 지인이 추천해 준 곳으로 좌절된 펭귄 퍼레이드의 대체 액티비티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박! 아이들은 4시간 동안 너무나 신나게 이 곳에서 놀았고 여행으로 지친 우리 부부의 피로를 싹 날려버리게 도와준 고마운 장소였다. 역시나 school holiday라서 비싼 가격에 ㅜㅜ 겨우겨우 이 곳에서 https://www.peninsulahotsprings.com/ 예약을 했고 무려 아침 7시에 2시간 거리인 온천으로 출발했다.
준비물 Tip ::
1) 수영복은 필수! 우리는 미리 준비를 한 게 아니어서, Big W에서 가장 싼 수영복을 한 벌씩 구매해서 갔다.
2) 슬리퍼는 있으면 좋다. 십여 개의 pool들이 흩어져 있어 돌바닥을 다녀야 하는데 우린 그냥 맨발로 다녔다.
3) 목욕가운. 이 또한 있을 리 없고 혹시 호텔에 숙박하면 잠시 빌려가면 대여료를 아낄 수 있다. 여름이면 상관없겠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pool에서 나오면 가운 혹은 비치타월 같은 걸로 몸을 감싸야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우리는 역시나 돈 주고 빌렸다. 9월 말 멜버른은 생각보다 추워서 안 빌렸으면 큰일 날 뻔했다.
4) 생수. 온천욕이 생각보다 탈수가 많이 된다. 중간중간에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들고 다니면서 먹는 게 좋다.
5) 썬크림은 필수! 온천이 모두 야외인 탓에 waterproof가 되는 썬그림을 바르면 좋다.
6) 과일/간단한 먹거리. 원칙적으로 hot springs 내 레스토랑에서만 음식을 구매 및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어디나 약간의 여유는 있는 법! 간단한 과일 혹은 아이들의 먹거리는 벤치에 앉아서 먹어도 상관없다. 다만 본격적인 식사는 레스토링을 이용하길 바란다. 우리가 본 최악의 케이스는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에서 한상 거하게 차려온 중국인들이 시끌벅적 규정을 무시하고 먹는;;;;
도착시간 Tip ::
Peninsula hot springs에서 젤 유명한 pool은 360도가 확 트인 Hilltop pool이다.
Hilltop pool을 포함 상층부 몇 개 pool은 안전을 위해 오전 10시 이후에는 16세 미만 어린이의 출입이 제한된다. Hilltop pool은 경험상 꼭 즐겨야 하는 곳이니 16세 미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9시 에는 도착해야 한다.
주변 관광지 추천 ::
Peninsula hot springs 근처에 Cape schanck라는 절경을 자랑하는 스팟이 있다. 이 또한 local 지인이 꼭 가보라고 추천해 준 스팟이었는데 정말 멋진 곳이었다. 일정상 여유가 없다면 lighthouse만 들러도 되고 시간이 좀 된다면 절벽 아래 바다까지 트래킹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1위: Ballarat wildlife park
동물 복지까지 챙기는 일반 동물원 끝판왕을 3년 전 Toronto Zoo에서 봤다면, 체험형 동물원의 끝판왕을 Ballarat에서 만났다. 멜버른에서 마지막 일정은 아이들이 가장 가고 싶은 곳을 다시 가기로 했는데 주저 없이 고른 장소가 바로 Ballarat Wildlife Park이었다. 소규모 동물원 사이즈 대비 희귀한 동물들(코알라, 화식조, 에뮤, 앨리게이터, 테즈매니아 데빌, 웜뱃 등)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처에 널려? 있는 캥거루, 왈리비에게 마음껏 먹이를 줄 수도 있다. 운이 안좋으면 벤치에 누워있다가 캥거루가 핥고 가는 ㅜㅜ 봉변을 당할 수 도 있다.
예약은 https://wildlifepark.com.au/ 에서 하면 되고 인터넷 예매가 현장 예매보다 저렴하다.
동물원 체험 Tip ::
2번을 방문하는 동안 별도 유료 체험을 3개나 했다. 그중 2개는 가성비가 너무 안 좋아서 웬만하면 체험하지 말길 바라는 마음에서 간단히 적는다.
1) 코알라와 함께 사진 찍기 (추천)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유료체험 상품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코알라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직원의 가이드 아래 제한된 부분을 만질 수 있다. 코알라를 안고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코알라가 예민해서 물거나 할퀼수 있다고 해서 안을 수는 없었다. 어쨌든 생애최초 코알라 영접? 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고 코알라는 생각보다 실물이 훨씬 귀여웠다. 이 상품은 말 그대로 사진 찍는 거라 동물원을 나갈 때 info에서 코알라와 함께 찍은 프린트된 사진을 받을 수 있다.
2) 화식조 먹이주기 (어른이면 추천, 아이들과 함께라면 비추)
Southern cassowary(화식조)라는 명칭으로 처음 봤을 때 무슨 공룡새 같은 느낌이었다. 키도 1.5미터 정도 돼서 거대한 데다 색감도 쥐라기 공원에서 봤던 그런 색감이라 처음에는 거대한 공룡새가 움직이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그런 어마 무시한 새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이라니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결정적으로 거대하고 날카로운 부리에 과일을 먹여주는 행위가 위험해서 아이들은 절대 체험할 수 없다는 천청벽력 같은 이야기를 한다. 아니 티켓을 살 때 그런 얘기를 해 줘야지! 상술이 장난 아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먹이를 주고 싶은데 못주니... 징징 ㅜㅜ
3) 웜뱃과 사진 찍기 (너무 웜뱃을 안고 싶으면 추천)
웜뱃의 크기는 1M, 20kg 정도 되며 약간 통통한 햄스터처럼 생겼다. 아이들과 나는 처음 보는 순간 너무 귀여워서 웜뱃에 홀딱 반해 버렸다. 이 귀여운 웜뱃을 안고 함께 사진 찍는 체험을 어찌 안 할 수 있겠는가! 비싼 돈을 주고 구매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상술이 ㅜㅜ 웜뱃이 20kg이나 돼서 아이들은 안을 수 없단다. 괜찮다고 하니 절대 안 된단다. 얼떨결에 내가 어색하게 웜뱃을 안고 아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사진 한 장 찍고 끝났다. 게다가 사진을 프린트해 주는 줄 알았는데 사진 파일 1개가 담긴 2 Gbyte USB(아직도 이런 제품이 나오다니;)를 1개 줬다. 정말 돈 아까웠다. ㅠㅠ
그 외 몇 가지 유료체험이 더 있는데 코알라 빼곤 웬만하면 말리고 싶다. 그 돈으로 맛있는걸 더 사 먹는 게....
호주 여행 일정 잡을때 유의사항
우리가 머무는 기간 호주 초등학교가 모두 쉬는 school holiday와 겹쳤다. 이 기간은 우리나라로 치면 극성수기(7월 넷째 주~8월 첫째 주와 비슷)! 덕분에 펭귄 퍼레이드는 모두 마감됐고 다른 액티비티들도 빠르게 마감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급하게 여기저기 예약을 했고 다행히 펭귄 퍼레이드 빼고는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 호주 여행 계획을 세웠다면 School holiday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꼭 확인하고 가면 좋다. 단, 필립아일랜드 펭귄 퍼레이드는 Penguins Plus로 체험하는 게 좋은데 School holiday와 무관하게 무조건 빨리 예약해야 볼 수 있다. 예약은 https://www.penguins.org.au/buy-tickets/group/1 이 곳에서 하면 된다.
사족, 호주 여행 이후 서핑하러 발리를 혼자 다녀 오면서 알게 된 정보인데, 호주 school holiday에는 가족단위 호주 관광객 때문에 발리도 난리라고 하니 발리에 방문하시는 분들도 호주 school holiday 기간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