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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May 26. 2015

셀프 리모델링 사전 준비 

15평 작은 빌라 셀프 개조기_2화

셀프 리모델링 사전 준비라고 해서 '목공, 페인트칠, 캐드를 배워야 하나?' 지레 겁먹은? 분이 계시다면  안심하시기 바란다. 지난 회차 말미에 언급했듯이 셀프지만 셀프 같지 않은 마도구찌형을 지향하고 있어 어마무시한 DIY 노하우 가진 능력자와 대비된 초라한 자신을 발견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가족과 함께 나만의 생활 공간을 직접 꾸며보고 싶다는 필요, 열정 그리고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다. 

 ‘마도구찌’는 일종의 중개 역할이기 때문에 시공은 전문 시공업자가 한다. 다만 중개 수수료와 공사 관리비가 빠지니 가격이 그만큼 절감된다. 
*인용: 인테리어 업자 건너뛰니 고생 두배, 만족은 열 배
4가지 사전 작업


1. 가용할 수 있는 최대 예산이 얼마 인지 정하기

예산을 명확히 잡아야 리모델링 범위 및 자재 수준을 정할 수 있다. '섀시를 전면 교체할지 부분 교체할지, 프레임을 교체할지 페인팅을 할지, 주방을 브랜드 싱크로 할지 중저가 제품을 넣을지, 바닥을 장판으로 깔지 강마루 혹은 강화마루로 깔지' 등 실제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본 잣대는 예산이다.


2. 무엇을 버릴지 정하기

이 집에 이사 오기 전까지 33평 아파트에 살았다. 전세인데다 언제 좁은 집으로 이사 갈지 모르는 형편이어서 최대한 짐을 늘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어느새 33평 집이 허전하지 않을 정도의 살림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런데 15평 이라니!!! 우린 망한 거였다. 땀 흘려 번 돈으로 어렵게 구매한 내 소중한 물건들을 버리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15평! 어쩌란 말인가...  끝내 장롱, 침대, 식탁, 책장, 고릴라 선반, 의자 등 보유한 살림의 절반 이상을 과감히 버리고 나눠주고 팔아 버렸다. 


3. 가족이 원하는 집은 무엇인지 얘기해 보기

같이 산다고 취향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만 1세인 소이양도 나름의 취향이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나 혼자 사는 공간이 아니다. 모든 가족이 일정 수준 이상 만족하며 살아야 할 공간이니 모든 의견을 듣고 조율을 해야 한다. 그냥 '따뜻하고 세련되지만 모던한 느낌?' 정도로 얘기하다가는 나중에 내 생각과 완전 다른 집을 마주할 가능성 100%다. '바닥은 마루 바닥으로 밝은 오크색으로 하면 좋겠다' 정도의 명확한 문장을 만들어 보거나 말을 대체 할 이미지를 곁들이면 도움이 된다. 이것도 어렵다면 싫어하는 스타일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 '체리색은 죽었다 깨어나도 사용 안 할 거야!', '바닥에 장판 까는 건  싫어!'와 같이 말이다. 더불어 집 사이즈가 줄어 드는 경우 어떻게 수납하는 게 좋을지 미리 방안을 함께 얘기해 봐야 한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모든 영역을 거론하고 대책을 세울수록 돌발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집을 만날 수 있다.


4. 구체적 사례를 모은 우리집 레퍼런스 북 만들기

딱히 적절한 네이밍이 없어 레퍼런스 북이라고 했지만 각 공간(거실, 침실, 주방, 베란다, 화장실 바닥, 조명, 벽지 등) 별 스타일과 구조를 담은 일종의 우리집 리모델링 설계도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전문 업체인 경우 시공을 위해 세부 설계도, 상세 디자인 컨셉안 및 사용할 소재 및 제품을 의뢰인과 협의를 하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우린 용감하게도 위탁이 아닌 셀프를 선택했으니 업자가 해 주는 이 작업을 홀로 해 내야 했다. 굉장히 어려울 것 같지만 아이들이 사용하는 스케치북 한 개만 있으면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니 넘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레퍼런스 북 만드는 가이드는 다음 회차에 외전?으로 다뤄 보기로 하겠다.


다음 이야기> 레퍼런스 북 만들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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