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표류기
사랑하는 사람이 꽃 같았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꽃 같았으면 좋겠다
한번 가면 다시 못 올 그런 사람 아니라
이듬해 새잎 돋는 꽃나무에 먼저와서 피는
새뜻한 꽃 같았으면 좋겠다
세월이 흘러 먼 훗날에도
노란 산수유 불멸의 꽃말처럼, 거듭거듭
다시 사는 꽃 같았으면 좋겠다
친정집 다니러 간 새댁처럼
마실에서 재재오는 어미처럼, 잠시
갔다 다시 오는 꽃 같았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이여, 그날에도
저녁 동산 나무 아래서 늦도록
꽃 피는 그대를 나는 기다리겠네
ㅡ 반달 표류기
< 현대시학 2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