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회상

by 니체


옛 노래 속에서 내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저문 적이 있다


휘어진 그림자 하나 빈 그물처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내의 굽은 잔등 위로 어룽지던 청동의 노을빛

물결무늬 주름살을 키우며 도시바다 울돌목을 배밀이하던 아버지의 갈맷빛 쪽배가 종잇장처럼 휘청이며 올라오던 저녁의 안개숲을, 그 어스름의 물기 속에서 풀어지던 작은 물고기들의 지느러미 그 가냘픈 떨림을, 그 쓸쓸한 눈빛들을 차마 볼 수 없어 황망히 돌아눕던 헐한 시간의 편린들


ㅡ벼락을 먹은 당신이 있다

<2016. 시와 소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