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계장이 많았던 춘천이 닭갈비 원조
먹는 일이란 참 묘하다. 먹는 행위는 흔하게 일어나지만 일면일 뿐, 실제 모습들은 사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누가 뭘 먹는지 어떻게 먹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각자 생존의 방향은 여기서 갈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먹는 일이 생존에 많은 영향을 줌에도, 비교 정립하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특히 남성들은 먹는 것이 베일에 더 가려 있다. 구체적으로 요리나 음식에 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알아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 알 뿐, 내막은 잘 모른다. 그렇기에 먹는 일은 주제에서 멀어지기 일쑤다. 나도 요리하기 전에는 먹는 일이 당연했다. 건강과 어떻게 결부되는지, 남들은 어떻게 먹고사는지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다.
이제는 먹는 일이 중요해졌다. 먹방 문화가 한몫했다. 식이요법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화두가 된 것도 관련이 깊다. 요리와 음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오히려 방송가는 음식에 중독돼 있는 분위기다. 어느 채널에도 먹는 프로그램이 편성돼 나온다. 먹는 일이 공론의 장으로 넘어간 셈이다.
시대적으로 가장 오래된 가금류는 닭이다. 비용 대비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닭고기만 한 것도 없다. 어느 것 하나 버릴 부위가 없다. 닭고기는 비용, 맛, 영양 면에서 착하다. 요리법도 다양하다. 살이 크지 않기 때문에 튀김에도 유리하다. 치맥이 대중화된 것도 이와 관련이 크다.
닭요리 중에서는 닭갈비를 빼놓을 수 없다. 춘천닭갈비는 사실 떡과 고구마 맛이다. 간식과 주식을 겸하기가 좋은 이유다. 닭 한 마리가 아닌 맛있는 살코기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도 좋다. 고추장보다는 고춧가루를 많이 쓰는 게 좋다. 고추장을 많이 쓰면 텁텁해질 수 있다. 반면 안동찜닭은 간장과 흑설탕을 이용한 닭요리로 구분된다.
닭갈비는 춘천 지역에서 유명하다. 양계장이 많아서 일찍이 닭요리가 발달했다. 닭갈비는 닭다리 순살을 이용한다. 고기는 운동량이 많은 다리 쪽이 맛있는 경우가 많다. 카레가루를 사용하면 향이 좋고 잡내도 잡아준다. 떡은 비주얼 상 두툼한 가래떡이 좋고, 고구마도 껍질째 깍둑 썰어 준비한다. 소화를 돕는 양배추와 향이 좋은 깻잎도 두둑하게 준비한다. 집에서 해 먹는 춘천닭갈비, 충분히 멋있고 맛있다.
닭다리살 밑간은 충분히 한다. 다진마늘, 간장, 맛술, 고추장 약간, 고춧가루 듬뿍, 올리고당, 매실액, 생강가루 약간, 후추 정도면 무난하다. 국물을 위해 다시마물도 준비한다. 찬물에 다시마 몇 조각을 30분 정도 담가놓으면 된다. 궁중 팬에 밑간 한 닭다리살을 깔고 양파, 양배추, 당근을 얹어 익힌다. 다시마물을 조금 넣어가며 익힌다. 육수를 마저 부어 국물을 자작하게 해서 떡, 고구마를 넣고 한 번 더 익힌다. 충분히 끓으면 깻잎,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익히면 완성. 다시마물 조절로 국물 양과 간을 확인하면 문제는 없다. 춘천닭갈비 하나로도 풍족함은 부러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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