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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특별 Apr 21. 2022

[오늘의 일기]볼보 XC70.

기변욕구가 오다가도 사라지게 하는

2014년인가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 적이 있다. 공사로 좁아지면서 갑자기 막히는 길에서 뒷차가 내차를 들이받고, 그 뒤로 차들이 들이받아서 총 5중 추돌이었고, 당시 내 차의 트렁크부분이 찌그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 다음차는 무조건 안전한 차를 타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래서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를 눈여겨보기 시작했으며 써치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나는 XC70의 디자인에 푹 빠지게 되었다.(원래 SUV나 웨건처럼 넉넉한 차를 상당히 좋아하며 + 클래식한 디자인을 좋아함)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웨건을 못생겼다고 생각하고(내 고등학교 친구 중 한명은 대놓고 볼보 웨건 진짜 겁나게 못생겼다고 했었음), 나 역시 다른 브랜드의 웨건들은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네이버 모 웨건동호회 내에서도 B사 슈팅브레이크가 멋지다 그러던데 나는 잘 모르겠고;;;


하지만 볼보 XC70은 안그랬다. XC70의 매력에 푹 빠진 이후 가끔 길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것을 목도하면, 그 특유의 옆태와 뒷태가 내 마음을 몹시도 콩닥거리게 했다. (앞태는 아주 약간 덜 사랑한다) 


그렇게 나는 열병을 앓았고 가족의 재가를 받아 XC70 신차를 사려고 했으나, 최종적으로 쓸데없는 돈 낭비라는 집사람의 만류로 못샀다.(이때 집사람하고 며칠을 얘기를 안했던 것 같다) 하지만 끈질긴 투쟁을 통해 어찌어찌 매우 괜찮은 중고를 발견했고, 중고이니 가격도 싸고 + 게다가 가족을 위한 선택이라며(e.g. 캠핑) 집사람을 설득하고 최종적으로 XC70을 겟할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얀색으로. 얼마나 기쁘던지 ㅎㅎ


사기 전부터 내 차는 내 심장을 콩닥거리게 하는 때가 종종 있어서 그럴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는데, 마침 오늘 네이버 클라우드에 2년전 사진이 떴다. 내가 진정 사랑하는 XC70의 옆태가 고스란히 나와있다. 캠핑을 위해 산 툴레 루프박스(요놈도 중고로 샀다. 저 박스가 왜그렇게 비싼 것인지;;)도 화룡점정처럼 너무 잘 어울린다. 


<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사진으로 자랑하는 김에 6년 넘게 XC70을 운전하면서 느낀 내 생각을 정리해본다. 


내가 생각하는 XC70(13년식 D5)의 장점 : 가성비 좋은 편리한 패밀리카 + 우주명차(네이버 모 카페 내 별명)

1. 디.자.인

2. ACC(Adaptive Cruise Control: 지금이야 엥간한 차들에 다 들어간 기능이지만, 6~7년 전만해도 타브랜드의 프리미엄급 차량에만 적용되어 있었다)

3. 뒷자리 부스터시트(애키우는 사람들 아주아주 요긴함)

4. 출력이 엄청난 스피커(어디 브랜드인지 모르겠음.. 요즘 볼보는 하만카돈이던데.. 그건 아닌것 같고)

5. 진짜 넉넉한 수납공간(가끔 큰 짐 실을때나, 캠핑 다닐때 진짜 맞춤)

6. AWD(4륜구동이라 안정적이고 캠핑 등 험로 탈 때 상당히 좋다)

7. 시속 7~80km쯤 엑셀페달로 전달되어 느껴지는 D5 5기통 특유의 오로롱 사운드

8. 그냥 개좋음


내가 생각하는 XC70의 단점 : 볼보르기니 + 비싼 기능은 있는데 이 기능은 왜 없는거지??

1. 2016년부로 단종(이 멋진 차를 신차로 더 못보다니;;;)

2. 공식센터 부품 및 공임비가 진짜 비싸다. 1년에 한번 정비를 하는데.. 세상에...

3. 지금이야 인기가 좋아졌지만 독3사에 밀려 애프터마켓이 잘 형성되지 않음

4. 13년식이라 그런지 언덕길 밀림 방지 기능이 없음(14년식 이후로는 있으려나?)

5. 스티어링휠 열선 없음

6. 차축이 유난히 긴 느낌이어서 처음 운전할 때 적응이 어려웠음(유턴할 때나 주차할 때) 

7. 1년에 1~2번 정도 느끼는 가벼운 미션 충격(문제가 된적은 없음)

8. 프런트그릴의 볼보 로고가 무려 스티커;;;; 세차하다가 떨어지고 막 그럼 ㅋㅋㅋ




최근에 테슬라 모델Y의 급가속 및 신기한 여러가지를 경험해본 이후로 거의 두어달을 기변욕구에 시달렸으나 일단 돈도 없고 + 무엇보다도 아직도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디자인과 위에 열거한 매력 때문에(단점마저도 매력적임) 나는 이 차를 꽤 오랫동안 더 몰게 될 것 같다. 사랑한다 XC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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