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경험 어린이가 학교폭력의 가해자, 피해자가 될 가능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류정희 연구위원과 이화여대 정익중 교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유민상 박사 공동 연구팀이 지난 3일 내놓은 연구보고서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폭력을 겪은 어린이가 성인이 됐을 때 또다시 폭력을 겪을 위험이 폭력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상황에 따라 2~5배나 높았다. 여기서 폭력은 가정 내 신체적 학대와 성적 학대, 정서적 학대, 학교폭력 외에도 신체적, 정서적 방임, 가정폭력 목격, 부모 별거 또는 이혼, 사이버폭력 등을 포함했다.
연구팀은 9~18세 아동청소년 1515명과 18~29세 청년 1586명을 대상으로 학대나 폭력을 당한 경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아동청소년의 8.8%, 청년의 14.2%가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을 경험한 아동청소년 중 상당수가 성인이 된 뒤 또다시 폭력을 겪을 위험이 수 배나 됐다. 직장 내 폭력의 경우 아동기 폭력을 겪지 않은 사람(6.1%) 보다 겪었던 사람(33%)이 5배 이상 많았고, 데이트 폭력의 경우에도 아동기 폭력을 겪지 않은 사람(5.2%)에 비해 겪었던 사람(12%)이 2배나 많았다. 군대 폭력의 경우에도 아동기 폭력을 겪지 않은 사람(19.3%)에 비해 겪었던 사람(59.8%)이 3배나 더 많았다.
연구팀은 아동기 또는 청년기 때 학대와 폭력, 부정적인 가정사 등을 겪었을 때 경험과 심리, 정서상태가 성인기가 돼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팀은 아동학대를 겪었던 부모의 자녀가 역시 폭력을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아동학대를 겪은 부모가 자녀에게 역시 폭력을 행사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울이나 공격성 등 성격적인 특징이 있을 경우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토론토대병원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인간폭력저널' 11일 자에 내놨다. 연구를 이끈 재미레이 소이어 박사과정연구원팀이 5만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가지 요소를 가진 부모에게서 자란 자녀가 아동기에 폭력을 겪을 위험이 66~78%나 됐다. 3가지 요소 중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은 부모에게 자란 사람에 비해 30배나 높은 수치다. 3가지 요소란 '중독증'과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폭력 경험', '정신질환'이다. ~ 2019.6.11. 동아사이언스기사
이렇다면 아동학대에 관해 더 살펴보자. 우리나라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정의를 알아본다.
아동복지법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을 가정에서 그의 성장시기에 맞추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한다(제5조 제1항).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같은 조 제2항).
모든 국민은 아동의 권익과 안전을 존중하여야 하며,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3항).
아동학대의 정의 (※ 아동복지법 제3호 7조 요약)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하여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폭력, 가혹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한 유기와 방임을 말함.
아동에게 해서는 안될 행위(금지행위)
•아동의 신체에 상해를 주는 학대행위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성폭행 등의 학대행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 양육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
•아동을 타인에게 매매하는 행위
•아동에게 음행을 시키거나 음행을 매개하는 행위
•장애를 가진 아동을 대중에 관람시키는 행위
•아동에게 구걸을 시키거나 아동을 이용하여 구걸하는 행위
•대중의 오락 또는 흥행을 목적으로 아동의 건강 또는 안전에 유해한 곡예를 시키는 행위
•정당한 권한을 가진 알선기관 외의 자가 아동의 양육을 알선하고 금품을 취득하는 행위
•아동을 위하여 증여 또는 급여된 금품을 그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
아동학대의 유형
•신체학대
신체적 손상을 입힌 경우와 신체적 손상을 입도록 허용한 경우
구타나, 폭력에 의한 멍, 화상 찢김. 골절, 장기파열, 기능의 손상
•정서학대
언어적, 정서적 위협, 억제, 감금, 기타 가학적 행위
아동의 인격, 감정이나 기분을 심하게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
좁은 공간에 장시간 혼자 가둬 두는 행위
원망적, 거부적, 적대적, 경멸적 언어폭력
아동학대의 정의 (※ 아동복지법 제3호 7조 요약)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 및 가혹행위를 하는 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일
아동학대의 유형
아동학대의 유형에 대해 유형, 내용, 예시로 구분한 표입니다.
유형 내용 예시
신체학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상황에서 신체적 손상을 입히는 행위/
신체적 손상을 입도록 허용한 경우(멍, 화상 찢김. 골절, 장기파열, 기능의 손상)
▶직접적으로 신체에 가해지는 행위
(손, 발 등으로 때림, 꼬집고 물어뜯는 행위, 조르고 비트는 행위, 할퀴는 행위 등)
▶도구를 사용하여 신체를 가해하는 행위
(도구로 때림, 흉기 및 뾰족한 도구로 찌름 등)
▶완력을 사용하여 신체를 위협하는 행위
(강하게 흔듦, 신체 부위 묶음, 벽에 밀어붙임, 떠밀고 잡음, 아동 던짐, 거꾸로 매담, 물에 빠트림 등)
▶신체에 유해한 물질로 신체에 가해지는 행위
(화학물질 혹은 약물 등으로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 화상을 입힘 등)
※생후 36개월 이하의 영아에 가해진 체벌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대에 해당.
정서학대
보호자나 양육자가 아동에게 하는 언어적 모욕, 정서적 위협, 감금이나 억제 등 가학적인 행위
▶원망적/거부적/적대적 또는 경멸적인 언어폭력 등
▶잠을 재우지 않는 것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형제나 친구 등과 비교, 차별, 편애하는 행위
▶가족 내에서 왕따 시키는 행위
▶아동이 가정폭력을 목격하도록 하는 행위
▶아동을 시설 등에 버리겠다고 위협하거나 짐을 싸서 쫓아내는 행위
▶미성년자 출입금지 업소에 아동을 데리고 다니는 행위
▶아동의 정서 발달 및 연령상 감당하기 어려운 것을 강요하는 행위(감금, 약취 및 유인, 아동 노동 착취)
▶다른 아동을 학대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성학대
성인이 자신의 성적 충족을 목적으로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행하는 모든 성적 행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아동을 관찰하거나 아동에게 성적인 노출을 하는 행위
(옷을 벗기거나 벗겨서 관찰하는 등의 관음적 행위, 성관계 장면을 노출, 나체 및 성기 노출, 자위행위 노출 및 강요, 음란물을 노출하는 행위 등)
▶아동을 성적으로 추행하는 행위
(구강추행, 성기추행, 항문추행, 기타 신체부위를 성적으로 추행하는 행위 등)
▶아동에게 유사성행위를 하는 행위(드라이성교 등)
▶성교를 하는 행위(성기삽입, 구강성교, 항문성교)
▶성매매를 시키거나 성매매를 매개하는 행위
▶포르노 매체에 배우로 출연, 포르노물 판매 행위
방임
보호자가 아동에게 고의적, 반복적으로 아동양육 및 보호를 소홀히 함으로써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
▶물리적 방임
-고의적이며 반복적으로 아동에게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
-장시간 아동을 위험하고 불결한 주거환경의 상태로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
-아동의 출생 신고를 하지 않는 행위
▶교육적 방임
-아동을 학교(의무교육)에 보내지 않거나 무단결석을 허용하는 행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에게 특수교육을 제공하지 않거나 학교 준비물을 챙겨주지 않는 행위
▶의료적 방임
-예방접종을 제때에 하지 않거나 필요한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
-태아기에 약물 및 알코올에 노출시키는 행위~~~※시흥시 분야별 정보와 서울시 아동복지센터 자료 참고.
스위스 바르멜바이드 클리닉의 심신의학병동 과장 요람 로넬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공격적 성향을 너무 어린 시절부터 억제시키면, 나중에 커서 오히려 이를 잘 조절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렇게 행동하면 안 돼“라고 다그치기보다는 놀이를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법을 가르치고, 좋은 방향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지지해 주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려서부터 내재된 공격성을 놀이나 운동을 통해서 건전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하면, 훗날 다른 사람을 괴롭힐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자신의 분노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서 일부러 비꼬고 멸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삶을 더 힘들게 만들고는 합니다.“
심리치료사 에르반 슈트라우스는 굴욕과 모욕을 당한 경험이 반드시 신체와 정신에 극심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즉, 감정 폭력의 상처는 부모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교사에게 모욕을 당하거나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과 같이 실제 일어난 사건에서 기인한다. 그런데 이런 경험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다시 말해 본인의 심리적 안정감이 어느 정도인지, 삶의 어느 시기에 사건을 겪었는지, 누군가에게 심리적 지원을 받았는지에 따라 피해자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것이다. 작은 사건이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는 사람도 있고 심한 멸시를 받았어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트라우마를 소화시켜 성장의 밑거름으로 쓴 사람도 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학교에서 동급생들에게 왕따 당했고, 10대 때 구타당해서 결국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 정도였다고 한다.
박선영은 ”사람은 이상적인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양육의 1/10만 받아도 잘 클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듣자 나는 매우 안심이 되었다. 빈약한 모성으로 자랐어도 이만하면 나 참 잘 컸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류정희 연구위원팀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아동폭력을 겪은 부모가 자녀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어린 시절 폭력 피해자가 성인이 돼서도 다시 겪을 위험이 높은 만큼 폭력은 피해자의 일생에 거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아동폭력이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아동폭력에 대한 설문 도구에 '부모의 아동폭력 경험', '어린 시절 폭력 경험' 등을 지표로 추가해야 하고, 폭력 발생 시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도 함께 전문적인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폭력을 겪은 아동의 부정적인 심리상태가 청년기, 성인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리적, 정서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우울증이나 분노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성폭행이든, 육체적으로 구타를 하든 정서적으로 학대를 하든 분노는 항상 참아야 할까?
언제나 착해야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다. 분노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파괴적인 방향으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문제이다. 때로는 숨겨진 분노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서로 간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부정적으로 묻지 마 사건 발생의 3요소인 ‘인격 장애’ ‘사회적 스트레스’ ‘촉발 요인’ 모두가 그동안 증가해 왔고,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이대로라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격장애 발생의 원천인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 잘못된 훈육이 발생하는 고장 난 가정의 증가와 가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치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기만 하는 교육 시스템 그리고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와 상처와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비공식적 사회 장치의 붕괴, 경쟁적·적대적 사회관계로 인해 발생하는 무심하고 적대적인 접촉의 증가, 사람보다는 전자통신 시스템과 더 친숙해져 점점 냉혈이 되어가는 우리 삶의 모습 등이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확하게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찾아 시행해나가야 한다.
우선, 지금 당장 세상이 싫고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으며, 희망도 기대도 없어 더는 살고 싶지 않은데 그냥 혼자 죽기에는 억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가 상담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공공 정신 보건 및 상담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시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고 협력하며 미리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촘촘한 방범 체계를 마련하는 치안의 선진화도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학대와 폭력이 벌어지는 위기 가정에 국가와 사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하며 강제해 피해 아동을 구제하고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경쟁과 성취에만 사로잡힌 비뚤어진 교육 시스템이 바로잡혀 상처받은 아이들, 적응 곤란과 대인 관계 문제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을 발견해 보듬어주고 살펴야 한다. 이웃과 동료,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 우호적인 배려가 생활화하는 사회공동체를 구축해나가야 한다. 불우한 환경이나 재능 부족 등의 문제로 경쟁에서 밀리고 설 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는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역시 중요하다.
묻지 마 범죄는 국가와 사회의 기능에 고장이 나 발생하는 범죄인데도 대한민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상 체계와 치료·상담 등의 지원 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가 좀 더 깊은 관심과 신중한 태도로, 가족과 동료와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피해자 지원 방안에 대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악한 사람도 단순히 사랑을 더 많이 요구하는 사람일 뿐-마틴 부버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