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26.02.07.토요일)
면접 막바지에 받았던 질문이다.
“서비스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에게 서비스란, 말보다 먼저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표현이 앞서 더 화를 내거나 더 우울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만큼,
받아주는 쪽에서 그 마음을 먼저 읽고 그에 맞춰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는, 말보다 먼저 마음을 알아주는 일입니다.”
손짓과 발짓을 섞어가며, 꽤 장황하게 말했던 기억만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면접을 마치고 집에 와서까지 그 질문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아쉬움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내 대답이 나의 진심이 아니었을까?
아니다. 분명 진심이었다.
나는 정말로 내 마음을 대답했다.
그런데도 왜 아쉬움이 남았을까.
…글쎄다.
자리에 앉아 곰곰이 생각하며 기사와 글들을 읽다 보니,
서서히 내 마음과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나는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는 하나가 아니었다.
‘초코파이 기소‘
전주 소재 공장에서 하청 직원이 원청 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초코파이와 커스터드, 총 1,050원어치의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던 사건이다.
1심에서는 벌금 5만 원이 선고되었지만,
항소심에서는 다행히 무죄가 선고되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
판결 몇 달 뒤,
정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대통령이
검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초코파이 1,000원짜리 이런 건 왜 기소한 겁니까?”
이에 대한 답변 이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길에 떨어진 10원짜리 옷핀을 신고하지 않고 주워 가도
점유이탈물 횡령이 됩니다.
검찰은 국민의 신체를 구속하고,
그들의 인생 자체를 재단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권한이 공정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행사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기 바랍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란 이런 것이다.
그저 “치사하다”는 감정적 판단이 아니라,
‘점유이탈물 횡령’이라는 정확한 언어로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것.
“정확한 말이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
그 단어 하나가
‘치사한 검찰’을
‘기소권을 오남용한 검찰’이라는
객관적인 문제로 전환시킨다.
자, 이제 정리해보자.
나에게 서비스란
말보다 마음을 먼저 읽어주는 능력이며,
동시에
내가 속한 직군에서만큼은
상황을 정확한 언어로 판단해주는 능력이다
아- 이제야 속이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