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12일차(24.12.12.금요일)

백수인 내가 정말 내가 싸워야하는 것

by Preni

백수 12일차


일주일 넘게 누워만 있었다.

교보문고와 맥도날드의 여파였다.


평일 오전·오후 시간대 채용이라고 써놓고는,

막상 면접에서는 그 시간대 근무 보장이 어렵다며

일주일 단위로 근무조를 신청해야 한다는 말을 미안함 없이 바꿔버린 매니저의 태도에

생각보다 크게 실망했던 것 같다.

사회에서 나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부품’이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무력감이 깊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합격을 확신했던 교보문고의 정리정돈 업무.

그 간단한 업무마저 서류에서 떨어졌다.


일을 그만두며, 사무직 말고 단순한 노동 업무를 원했는데

그 단순함에서도 거절당하는 내 정성스러운 지원서가 안타까웠다.

더 답답한 건, 내가 떨어진 그 프랜차이즈 파트타이머 공고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신규 작성’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무력감이 찾아왔고,

일주일 동안 그냥 누워만 있었다.


하지만 오래 누워 있으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질이 흐려졌다.

돈이 얼마든, 사람들과 어울리며 몸을 움직여 일하는 것이

내 진원(眞元)인데.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러고 있는거지.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선명한 기억보다는 희미한 잉크가 낫다.‘

‘준비는 영원히 되지 않는다.‘


맞히고 싶은

초점을 명확히 해야

맞출 수 있다.


내가 지금 싸워야 할 것은

옛날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지나간 사람들이 아니라,

이미 지나가버린 기억과 무기력이라는 것.


백수인 내가 진실로 무엇과 싸워야 하는 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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