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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 Mar 19. 2020

한 줄 여행 #2

당신이 그곳으로 떠나야 할, 단 한 줄의 이유 #2

"캐나다에서 즐기는 프랑스식 드라이브"

오를레앙섬, 캐나다 (Île d'Orléans, Canada)


퀘벡주, 특히 퀘벡시티는 캐나다 속 프랑스로 불리는 곳이다. 영국과 프랑스 식민지 당시, 프랑스인들이 이주한 곳이 퀘벡지방이었고 잘 알려진대로 언어, 문화, 음식 프랑스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처음 정착한 곳은 퀘벡시티가 아니었다고 한다. 올드퀘벡에서 차로 10분 정도 움직이면 세인트로렌스강(또는 생로랑강) 위를 지나는 작은 다리를 하나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면 프렌치 캐내디언의 시작을 알린 오를레앙섬, 아니 '일드오를레앙'에 들어서게 된다.


오를레앙섬은 섬을 한 바퀴 드라이브할 수 있도록 외곽을 빙 둘러 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한 바퀴 전체, 빠듯하다면 다리가 위치한 남쪽 반 바퀴 정도만 돌아봐도 좋다. 한 바퀴 일주한다면 거리는 70km 정도지만, 속도감을 과시할 도로가 아니거니와 중간중간 쉬어가고 싶은 곳이 분명히 생길 테니 이 점을 고려해두어야 할 것 같다.

프랑스 시골마을 같은 인상은 오를레앙섬 곳곳에서 풍겨나온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한다는데, 특히 포도와 사과가 유명하다고. 마침 주말에 방문했던 터라 농장마다 손님 유치작전이 한창이었다. 손님들은 주로 주말에 근교를 찾은 퀘벡 주민들이다.


농장 내 가게에서는 수확물뿐만 아니라 주인이 직접 만든 사과잼이나 와인을 소규모로 판매하기도 한다. 가게에 따라서 시식이나 시음도 가능하고, 타이밍을 잘 맞춰가면 수확체험도 가능하다고.


오리농장도 있다. (+외로운 닭 한 마리)

여행자의 흔한 동경이겠지만, 오리의 새하얀 털마저 인상적이다.

가끔 드라이브 중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떼도 볼 수 있다. 오를레앙섬은 말 그대로 '전원'이다.


캐나다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단풍. 그 단풍을 대표하는 지역 역시 퀘벡이다. 오를레앙섬에서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퀘벡시티와는 다른 매력의 고즈넉한 단풍길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식당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영어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이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프랑스풍 교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기에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이번에는 샛길로 내려가볼까 하고 핸들을 꺾으면 금세 오를레앙섬을 둘러싸고 흐르는 세인트로렌스강이다. 잔잔한 강물 앞에서는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굳이 지도를 확인할 필요조차 없다.

아주 잠깐, '근교로 바람쐬러 나온 프렌치 캐내디언'의 기분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퀘벡시티에서 오를레앙섬을 갈 때는 몽모랑시 폭포도 들러볼 만하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비하면 미니미 수준이지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으면 폭포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래에서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이들도 꽤 많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


"오를레앙섬, 캐나다에서 즐기는 프랑스식 드라이브!"



당신의 심장을 설레게 할, 당장 배낭을 꾸리게 만들, 그곳으로 떠나야 할 단 '한 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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