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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Y44~46_로드트립 끝, 전하고 싶은 말.

세계일주 시작, 45일간의 미국 로드 트립

by 현존

2024년 12월 13일 금요일


공원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샌디에고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샌디에고 올드타운은 1820년대 멕시코 식민지 시절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착지 중 하나다. 오래된 건물과 정겨운 거리, 그리고 멕시코 전통의 음식과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관광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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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친구들과도 몇 차례 와본 익숙한 장소지만, 특유의 따스하고 정겨운 분위기에 이번 샌디에고 여행에서도 꼭 다시 오고 싶었다.

샌디에고는 신기하리만큼 날씨가 정말 좋다. 12월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따스한 햇살 아래, 우리는 올드타운 골목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소품샵, 핫소스샵, 수공예품 가게, 수제캔디 샵 등 관광객들을 위한 귀엽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누비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호텔 델 코로나도’로 향했다.


호텔 델 코로나도는 1888년에 문을 연 고풍스러운 해변 리조트 호텔로, 많은 유명 인사들과 영화 속 배경으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며, 샌디에고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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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만 와봤던 호텔 델 코로나도는 12월에 와보니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겨 따스함과 포근함이 가득했다.


멋진 호텔 입구로 들어서니 구석에 오래되어 보이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Andrew’s Elevator’라는 이름의 이 엘리베이터는 지금은 자동으로 운영되지만, 2020년까지만 해도 ‘Andrew’라는 한 사람이 직접 수동으로 작동시키며 손님을 태우고 내렸다. 이 엘리베이터는 호텔의 역사를 품은 살아있는 유산이자, 한 사람의 정성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호텔 로비 한가운데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우뚝 서 있었다. 지금까지 본 크리스마스 트리 중 가장 화려하고 멋진 모습이었다.

특히 이 호텔은 향기가 정말 좋았다. 호텔 내부에서 나는 향인지, 아니면 호텔을 돌아다니는 누군가의 향수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향기가 마음 깊이 따뜻하게 남았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꼭 그 향기를 다시 맡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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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니, 넓은 바다 위로 붉은 노을이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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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를 고민하다가 조리도구를 다 버린 우리에게는 이제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일만 남았다. 백짝꿍과 열띤 토론 끝에 홍콩 반점으로 향했다.

한국에서 먹는 중식과 달리 외국에서 먹는 중식은 압도적으로 자극적이고 맛있다.


그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우리는 이날 밤, 미국 로드트립 마지막 차박을 하러 갔다. 긴 여정의 끝자락에서 차 안에 누워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지나온 시간들을 되새기자 마음이 뭉클했다. 익숙한 듯 낯선 차박의 밤이지만, 그 안에 담긴 추억은 더없이 따스했다.


2024년 12월 14일 토요일


내일이면 정말 미국을 떠나야 해서 오늘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리마인드 여행’을 하기로 했다.

LA에서 만난 우리에게 LA는 추억이 가득한 곳이기에, 서로에게 의미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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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찍 찾은 곳은 UCLA 스타벅스였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에 노숙자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스타벅스 내부까지 노숙자 분들이 많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 한켠이 슬펐다.


스타벅스를 나와 백짝꿍이 살던 집도 잠시 들러보고,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핫팟집도 찾아갔다.


내일 출국을 앞두고 오늘은 따뜻한 물로 샤워도 하고 편안한 침대에서 푹 쉬고 싶어서 LAX 근처 하얏트 호텔을 예약해 두었다. 체크인하고 잠시 쉬다가 백짝꿍의 오랜 친구를 만나러 한인타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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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타운은 ‘한국’ 그 자체다. 가격은 한국 같지 않아도 맛과 분위기는 완벽하다.

광어회, 아구찜, 부추전 등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고, 오랜만에 마시는 소맥 한 잔은 감격스러웠다.


이대로 호텔로 돌아가기엔 아쉬워 내가 살던 집도 마지막으로 들러 보고, 호텔로 향했다.


2024년 12월 15일 일요일


오늘은 45일간의 로드트립을 마치고 미국을 떠나는 날이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 45일이 길게만 느껴졌는데, 어느새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 아쉽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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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 반지를 맞췄던 산타모니카 비치로 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치폴레에서 식사를 했다.



45일간의 긴 미국 로드트립 글을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용으로 적어보기 시작했지만, 어느새 책임감도 생기고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실시간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다시 그때를 떠올리며 적으니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마법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미국 로드트립은 백짝꿍의 도전정신과 모험심 덕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제안하지 않았다면 하지 못했을 이 여행은 정말 인생을 걸어도 좋을 만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로드트립 동안 약 20,000km를 달렸는데, 지구 반 바퀴를 돈 셈이더군요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는 아직 저희가 가보지 못한 멋진 곳들이 많습니다. 언젠가 미국 로드트립 2탄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여행지는 뉴질랜드입니다. 뉴질랜드 여행기는 브런치에 올릴지 모르겠지만, 영상은 꾸준히 올릴 예정입니다. 저희 글과 영상으로 함께 여행해 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백김밥로드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Xnrm8XN6iyw?si=ZO3Ni_k4mHmU1_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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