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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DAY40_도파민이 폭발하고 싶다면 라스베가스로!

세계일주 시작, 45일간의 미국 로드 트립

by 현존

241209


오늘은 허리케인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무시무시한 마을 이름과는 다르게 허리케인에서의 며칠은 햇살도 바람도 평화로웠다. 그런데 떠나는 날이 되자, 마치 아쉬움을 품은 듯 세찬 모래바람이 도시를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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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남은 돼지고기로 수육을 만들었다. 남은 야채들도 몽땅 꺼내 같이 먹었다.


라스베가스까지는 차로 약 두 시간 거리.
하지만 우리는 차 안에서 고민에 빠졌다.
“그랜드 캐년과 홀스슈 밴드, 아직 안 봤는데... 오늘 들릴까?”

문제는 시간이었다. 2박 3일간의 라스베가스 숙소를 이미 예약해둔 상황.

오늘 그랜드 캐년과 홀스슈 밴드를 모두 보고 간다면, 라스베가스 도착은 밤 10시 이후. 긴 운전과 체력을 감안해 결국 우리는 오늘은 바로 라스베가스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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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펼쳐지는 절경들 중 하나는, 말로만 듣던 그랜드 캐년의 절벽.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그 절벽들은 마치 지구의 나이를 설명해주는 교과서 같았다.

그랜드 캐년은 전체 면적이 약 4,926㎢, 서울의 8배에 달하는 크기다.
절벽의 가장자리에서 반대편까지 바라보면 수평선처럼 아득한 경계가 보이고,
깎아내린 듯한 절벽에는 층층이 시간의 결이 새겨져 있다.

가장 오래된 암석은 약 20억 년 전, 지구 나이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이다.
그 다양한 층마다 색깔도 다르고 결도 달라 마치 세월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하다.
‘우리가 몇십억 년의 역사를, 지금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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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던 길에 뜻밖의 반가운 풍경!
우리가 자이언 캐니언에서 즐겨 갔던 Feel Love Coffee가 보이지 않는가.
이 지역 체인점인가 보다. 반가운 마음에 마지막 마차라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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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옆 동네엔 맛집들이 줄줄이 모여 있었다.
점심은 백짝꿍이 애정하는 Habit Burger에서.
In-N-Out처럼 유명한 미국 버거 체인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Habit이 훨씬 신선하고 깔끔한 느낌이다. 번도 폭신하고, 야채도 싱그럽고. 꼭 드셔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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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식사 후엔 역시 디저트!
바로 옆에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 들렀다.
맛만 10가지가 넘고, 토핑도 정말 신선했다.(유튜브 영상 참고)
그동안 미국 요거트 아이스크림 가게들에 비해 수준이 남달랐다.
무심코 들렀다가 기대 이상의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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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는 분홍빛 노을을 배경으로 라스베가스 시내로 진입했다.
도시가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두근두근.

한참을 운전한 끝에 도착한 플라밍고 호텔엔, 평일인데도 체크인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약 30분쯤 기다려 드디어 체크인!

짐을 놓고, 곧장 1층으로 내려갔다.
왜냐고? 이 호텔엔 진짜 플라밍고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A6CDF6C3-3280-4998-AA50-44C2DF531659_1_102_o.jpeg 밤에 찍은 건 잘 안보여서 이건 그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

“호텔 이름만 플라밍고인 줄 알았는데, 진짜 플라밍고가 있네?”
이토록 유쾌한 컨셉이라니. 역시 라스베가스답다.

플라밍고 머리의 모양 때문에 플라밍고 끼리 마주보고 있으면 하트가 만들어진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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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라스베가스의 진짜 얼굴이 드러났다.

수많은 조명이 쏟아지고, 길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마치 뉴욕 타임스퀘어를 옮겨다 놓은 듯했다.
몇 번 와봤지만, 이 도시의 에너지는 매번 새롭다.
도파민이 폭발하는 느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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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코카콜라 샵에 들러 미니 콜라 하나씩 사먹고, 매장을 한 바퀴 둘러봤다.
코카콜라 관련 상품이라면 뭐든 다 있는 곳인데, 그 중 미니 콜라 병 모양의 양념통이 참 귀여웠다.
하지만 가격은 귀엽지 않다... 하나에 4달러. 이 조그만 병이 한국 돈으로 약 6천 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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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이 들어가 있다는 미스터리 기프트백 하나 구입!
열어보니, 그토록 궁금했던 아이템은... 작고 귀여운 동전 지갑.
하지만 틈새로 동전이 자꾸 빠져나오는 건 함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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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M&M’s World.

초콜릿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곳의 컬러풀한 분위기만큼은 누구라도 설렐 것 같다.
직원분이 시식을 권해주셔서 몇 개 맛봤는데,
이내 ‘맛봤으니 사야 하나?’ 하는 부담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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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일 숙박할 벨라지오 호텔을 잠깐 들렀다.
라스베가스, 아니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벨라지오의 음악 분수쇼가 시작되고 있었다.

벨라지오 분수쇼가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물이 분사되는 광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 분수쇼는 음악, 조명, 물의 움직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예술적인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벨라지오 분수는 1,200개 이상의 분사 노즐과 4,500개 이상의 조명을 활용하여 만들어지며, 높게는 140미터까지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이는 무려 46층 높이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각각의 분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정교하게 제어되며, 음악의 리듬과 감정선에 따라 다양한 곡선과 직선, 회전하는 형태로 춤을 춘다.


클래식 음악부터 팝송, 오페라, 심지어 영화 OST까지 다양한 곡들이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며,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쇼의 곡과 구성이 달라진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이다.


또한 이 모든 공연이 완전히 무료로, 그것도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인 벨라지오 앞에서 매일 정기적으로 열리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지나가는 관광객에게 우연한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쇼, 그것이 벨라지오 분수쇼의 진짜 매력이다.


멋진 분수쇼를 보고 우리는 다시 플라밍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의 라스베가스 첫날 밤이 저물었다.


백김밥로드 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fgoJNFNFxaA?si=ESje8As7sUAbzXX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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