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바심을 내려놓고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개성 넘치는 뇌 속 캐릭터로 그려낸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야기한다. 전편에 이은 2편에서는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불안’, ‘당황’, ‘따분함’, ‘부러움’ 등의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한다.
그동안 열심히 활동하던 ‘기쁨’, ‘슬픔’ 등의 기존 감정들은 ‘불안이’에게 밀려난다.
더 멋진 삶, 이전보다 더 나아지고 발전하기 위해 ‘불안이’는 라일리를 끊임없이 불안에 떨게 만든다.
불안이는 하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라일리를 훈련시키고, 친한 친구들을 멀리하게 만든다. 코치의 노트를 보기 위해 코치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게 부추기는 등 라일리를 곤경에 빠뜨리기까지 한다.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폭주하는 불안이를 보고 영화를 본 많은 어른 관객들 역시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은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지혜롭게 잘 다루고 싶은 우리의 바람 때문은 아닐까?
-글쓰기로 오십을 바꾸다, 56p-
특별한 일정이 없는 토요일 아침(?).
아니다, 사실 해야 할 일은 많다.
거실청소, 설거지 등 소소한 집안일부터 강의 계획안 구성, 독서모임 준비하기 등 날짜가 정해져 있는 일도 있다. 얼마 전에 첫 책이 나오고 더불어 해야 할 일들도 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는 않은 것 같아 오늘은 그냥 편안하게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천천히 커피를 내리고 거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느긋하게 거실 청소를 하니 어느새 오전 시간이 다 가버렸다.
쉬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럴 땐 살짝 조바심이 올라오기도 한다.
쉼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뭔가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야할 것 같은 불안감이 올라온다.
얼마 전 롱블랙에서 읽었던 서울대 정신건강센터 김은영 교수의 ‘휴식에 관하여’라는 글을 떠올렸다.
“소위 ‘갓생’을 살며 잘 됐다는 이야기나, ‘남들 놀 때 일했다’는 성공 스토리가 사람들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내가 뭐라고 쉬나’ 싶게 한 거죠. 그러다 보니 하루를 열심히 살고도 할 일을 더 찾는 사람이 늘었어요. 내면에 ‘너 멈출 자격 있어?’라고 묻는 교관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셈이었죠.”
-김은영 교수, 롱브랙 인터뷰 중-
하루를 알차게 보내려면 바쁘게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끼거나 밀도 높은 경쟁에서 쉬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함이 우리를 몰아붙이는지도 모른다. 쉬면서도 일 생각을 하거나 휴식다운 휴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늘 더 나아지려 애쓰며, 성장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한 번 더 움직이려 애쓰고 부지런히 뭔가를 배우고 공부한다. 김은영 교수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먼저 인정하라고 말한다.
그것이 진정한 쉼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강조하며, ‘쉼에서 효율을 따지지 말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적절한 휴식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침대에 누워있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대신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휴식을 찾아보라고 김교수는 권한다.
이미지 출처 : freepik
피곤하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휴대폰만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내면 밤이 되었을 때 오히려 몸도 지치고 마음은 공허해지는 경험을 한두 번은 해봤을 것이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조바심 대신 혹은 다른 것들을 외면한 채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는 대신 나는 가벼운 산책을 한다. 그냥 가볍게 익숙한 동네 길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온다. 때로는 따뜻한 커피 한잔(‘아아’보다 뜨거운 커피를 좋아하는 일인)을 들고 책상 앞에 앉는다. ‘완성도 높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잘 써야 한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완성되지 못한 몇 줄의 글이라도 써보는 행위가 때로는 어떤 활동보다 내 몸과 마음을 채워주는 좋은 휴식이 되어주곤 한다.
완성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오늘은 나만의 쉼표를 찍으며 하루를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