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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바다 위에서

by Presentkim

바다 위에 드러누워 하늘을 봤다. 하늘이 참 푸르렀고 넘실대는 파도를 품은 바다는 본인의 품으로 날 데려갔다.


둥실둥실. 흐늘흐늘.


그 품은 심장을 차갑게 했고 사고 회로를 정지시켜주었다. 덕분에 둥둥 실려 떠내려가는 돛단배마냥 파도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얼굴을 덮고 귀로 들어오려 하는 짠 바닷물. 가만히 느끼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생각 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나의 육체. 바다의 드넓음과 하늘의 광활함에 순간 등골이 오싹하다. 차가움에서 느끼는 오싹함.


그러나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그 품은 한결같았고 하늘도 변함이 없었다. 나를 잡아먹을 의도는 없다는 것을 확인 후 이내 다시 편안해져 본다.


나는 곧 자연, 자연은 곧 나 임을 다시 깨닫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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