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선제적으로 보완하여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
헬로!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적극적인 수익을 낼 생각이 없는 (만사가 귀찮은...) 임대인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 높은 임대료 받을 수 있는 팁을 하나 소개하고자 해.
제목에도 표현했는데, 우리는 엄청난 화장 기술을 이용해서 얼굴에 있는 기미 잡티를 없애고, 카메라 기능 또는 편집기술을 이용해서 사진상의 외모 단점을 보완하는 데 굉장히 익숙해져 있어. 그러면 부동산, 또는 공간은 뭘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
예전에 미국 뉴욕주의 Long Island City에 출장 차 간적이 있어. 여기는 Brooklyn과 더불어 과거 공장 등이 밀집했던 지역이 변모해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힙한 지역으로 바뀐, 서울로 치자면 성수동과 유사한 지역이야
여기에 있는 업무시설에 하나 투자검토를 하고 있어서 실사를 하러 갔었지. 기존에 존재하는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 해서 층고 높은 흔히 그네들이 creative office라고 불리는 건물로 탈바꿈 했는데, 다만 예전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지.
이건 그 건물의 입주자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야. 투박하지만 특이하지?
저러한 페인팅이 갖춰지기 전의 엘리베이터에 포인트가 있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엘리베이터 모양에, 더불어 이게 공장으로 쓰였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화물용처럼 커서 업무시설로 바꿨을 때 사람이 타기에 뭔가 부담스럽고, 우중충한 면이 있었어. 아마 엘리베이터를 조금 더 업무시설에 적합한 것으로 바꾸는 것도 고민했겠지만, 당시 이동네의 상징은 지금의 성수동이 그러한 것처럼 옛 것을 지우지 않고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공장용으로 쓰이는 엘리베이터를 철거할 이유가 없었지. 다만 그 불편한 단점은 그 모양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동물 캐릭터 페인팅으로 승화한 거야.
사람들이 익살스러운 엘리베이터의 모습을 친숙해하고 즐기는 모습이 종종 보이더라고.
위 사진은 어느 빈 사무실 층 중에서 한쪽 구석의 모습이야. 보통, 업무시설을 임대할 때는 어떠한 인테리어도 하지 않고 기본만 갖춰서 임대를 하고, 필요하면 임차인이 자기비용으로 인테리어를 하고는 해. 여기 보면 당장이라도 갈라질 듯한 바닥, 그리고 중간에 애매하게 위치한 기둥 이런 것들이 옛날 지어진 건물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나는데,
건물의 갈라짐 같은건 도료 같은걸로 메꾸긴 했는데 "옛 흔적"을 지우지 않고 살리기 위해 투명 도료를 이용한 노력이 여실히 보여.
이부분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나에게 크게 다가왔던 부분은 저 유리 벽이었어. 현장 매니저가 소개해 주기를, 저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회의실" 용도로 사전에 포지셔닝 해서 유리 파티션을 미리 설치해 놓은 거래. (보통은 아무 조치도 안하고 있는 그대로 임대를 놓는데 왜 이렇게 했냐고 물어보니까) 저 중간에 어설프게 있는 기둥 때문에 유리벽 안쪽의 공간을 평범한 임차인들은 그냥 죽은 공간으로 놔둘것 같다는 것이었지.
여기에 포인트가 있어. 만약 저기에 유리 파티션을 하지 않고, 임차인을 받으면, 임차인은 "아 저 공간은 이용가치가 없겠네."라고 판단할 수 있고, 임대료 등 판단할 때 저 공간에 대한 효익은 없다고 보므로 그것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임대료에 반영이 되겠지?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 이유는, 임차인에게 있어서 통상적으로 임차할 건물을 찾을 때 이 건물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기 때문에, 단점으로 보이는 부분은 굳이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유인이 없어.
근데 임대인은? 내 건물의 임대는 나의 수익에 직결되는 부분이니, 임차인을 다른 건물에 뺏기지 않고 내 건물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고, 그것도 최대한 높은 임대료를 받는 것을 원하겠지? 그래서 내 건물의 장점은 최대한 돋보이게, 단점은 최대한 가리려고 노력할거야. 근데 단점을 가리려는 행위가 이렇게 "적극적" 행위로 가서, 이와 같이 왠만한 사람들 눈에는 죽은 공간으로 보일 만한 공간의 이용가치를 만들어내면, 임차인은 임대인이 해석해 준 공간의 이용가치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게 되고, 그러면 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용의가 있게 될거 같아.
결국 저 공간도 빨리 임대가 나갔고, 이후 재방문할 때 봤더니 저 공간이 그대로 회의실로 쓰이고 있더라고.
위 사진은 내가 2017년에 매입했던 오래된 다가구주택의 한 세대의 평면도야. (80년대에 지어진 놈이니 도면이라는 것이 존재할 리가 없었고, 이건 현장에서 실측하면서 직접 만든거야) 보다시피,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의 모양 (특히, 큰방이 오각형....) 때문에 공간의 이용가치가 많이 떨어지게 되었지.
그래서 방을 덩그러니 비워놓고 임차인을 받으려니 임차인이 공간의 단점을 그대로 단점만으로 보는거야.
처음에는 그렇게 일반 임대를 하려 하다가, 이것이 계기가 되어 셰어하우스로 운영방식을 바꾸게 돼. 왜냐고? 위에 이야기 한것처럼, 공간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은 해당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best solution을 내가 직접 찾아서 미리 셋팅해 놓는 것이거든. 그러려다 보니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가구들의 배치를 잘 해서 풀옵션으로 풀게 되었고, 저 큰 방을 가구를 잘 배치 해서 2인실로 운영하게 돼.
이게 공간을 배치한 모습이야. 투박한 이케아 가구들로 채워지기는 했지만, 방의 사이즈에 딱 맞출수 있는 벙커침대를 놓고 하니까 두사람의 공간까지 (너무 답답하지는 않게) 나오더라고.
아무튼 이렇게 해서 60만원 시세의 물건에 합쳐서 120만원의 월세를 받았었던 기억이 있네 (큰방 2인실 인당 38 해서 총 76, 작은방 1인실 44)
내용이 길었지만, 핵심은 이거야
[내 부동산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알고 있고, 장점만큼 단점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나보다 더 많이 할 사람은 없다. 그러니 극복할 수 있는 플랜을 임차인에게 미리 제안하는 것도 인정받지 못할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