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언론은 매일같이 정부규제, 금리 이야기, 거래량 회복 같은 단기 요인을 말하지만, 지금 시장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서울 핵심 탑티어 입지들의 신축 공급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주요 입지 구축들을 보면 공통점이 아직 최상위 입지의 지역들이 재건축을 하지 않았다는건데요, 각 지역마다 슬슬 삽을 뜨기 시작하고 있어요.
그동안 서울 부동산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상한선’이 존재했어요. 가격이 아무리 올라가도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죠.
그 돈이면 차라리 압구정/여의도/이촌에 묻지.
이른바 ‘그돈씨’ 심리예요. 그 돈이면 더 상급지 구축을 사겠다는 이 말이 가능했던 이유는, 최상위 입지의 공급이 막혀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곳들은 대부분 재건축 규제로 오랜 시간 신축 공급이 제한되어 왔어요. 대신 개포, 흑석, 마포, 공덕 등 준중심지에서만 신축이 나왔죠. 그래서 시장은 거기에 ‘신축 프리미엄’을 주면서도, 진짜 탑티어 입지를 가격 상한선처럼 인식했던 거예요.
신축은 구축 되지만, 입지는 영원하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어요. 서울 최상위 입지들, 즉 압구정·여의도·이촌·대치·목동 등이 신축으로 재탄생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는 이들 지역이 규제로 눌려 있었기 때문에 심리적 마지노선 역할을 해줬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그런 ‘제한선’이 사라질거라 봐요.
더 이상 상위 비교군이 없다는 점이 이전과는 크게 다를 거에요.
그 돈이면 반포 말고 압구정 흑석이면 차라리 여의도
이제는 이들 지역이 신축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런 말이 성립하지 않아요. 말 그대로 상방이 뚫린 시장이 펼쳐지고 부르는게 값인 시장인거예요. 주식시장으로 비유하자면, 상한가 제한이 없는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셈이죠.
여기에 시장 거시적요소도 있어요. 과거에는 재건축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신축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해요. 건축비 급등, 조합원 분담금 부담 증가, 규제 강화 등의 이유로, 지금처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축을 공급하는 구조는 점점 무너지고 있어요. 결국 지금의 재건축 단지들은 사실상 서울 최중심 입지의 마지막 신축물량일 가능성이 높아요. 공급 희소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거예요. 이 다음 아파트들은 신축으로 짓고 싶어도 사업성이 없고, 입주민들이 건축비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못해 무산될 확률이 높아요.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서울 부촌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예요. 대다수가 로망을 갖고 있는 지역은 따로 있어요. 어릴 적부터 뉴스에 나오던 동네, 한강변 따라 있는 평지, 상징적 학군과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곳이죠.
마포나 흑석 같은 곳들이 많이 달라졌고 신축도 잘 나왔지만, 그런 지역에 대해 ‘진짜 내가 살고 싶었던 동네’라는 감성적 신뢰는 부족해요. 반면, 여의도·이촌·압구정은 그 자체로 로망이고 브랜드예요. 그리고 지금 그 동네들이 신축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요.
1. 서울 최상위 입지의 신축 공급이 시작되었다. 과거엔 마지노선이었지만, 이제는 신축이 되면서 상한선 소멸
2. 더 이상 ‘그돈씨’는 통하지 않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형성하던 지역이 이제는 새로운 기준점 형성
3. 재건축 공급도 더는 싸게 할 수 없고 조합원 분담금 급등, 인허가 지연, 공사비 증가로 공급 비용 인상
마침 정부는 또 돈을 푼다고 해요. 주식시장도 오르고, 유동성이 다시 살아날 기미가 보여요. 그 돈이 어디로 향할까요? 결국 사람들의 눈과 발길이 모이는 곳은 “더 이상 대체 불가능한 서울의 탑티어 입지”일 수밖에 없어요. 이를 경제용어로 말하면 '위풍재'라 할 수 있는데요위풍재는 가격이 계속 오름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재화를 말해요.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은 회복장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상방으로 열려 있는 시장이에요. 더 이상은 예전처럼 “비싸니까 떨어질 것”이라는 프레임이 통하지 않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제는 비교할 대상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