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투자 성과, 베팅력보다 홀딩력이 만든다

by 김현재




투자 성과를 설명하는

단순한 공식이 있습니다.



투자 성과 = 베팅력 × 홀딩력


쉽게 표현되었지만 생각할 거리는 많은데요, 베팅과 홀딩이 투자자의 운명을 갈라놓습니다. 무엇을 사고 어떻게 운용할지를 정하는 베팅력, 그리고 선택한 자산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홀딩력입니다. 이 두 가지가 곱해져야만 실제 수익이 만들어집니다. 투자는 곱셈이니까요.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결과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베팅력은 기질과 환경의 산물


베팅력은 주로 투자자의 성향과 스타일에서 비롯됩니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은 성장주나 변동성이 큰 자산을 선호하고, 안정 지향적인 사람은 채권이나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꾸립니다. 어떤 자산을 고를지, 언제 진입하고 언제 비중을 늘릴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곧 베팅력입니다.


이 지점에서 흔히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민족성 때문에 투자 성향이 다르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들여다보면 민족성보다는 제도와 환경이 훨씬 큰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 성장 과정에서 부동산이 부의 축적 수단이었고, 주식시장은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 성향이 뿌리내렸습니다. 반면 미국은 연금제도와 장기 금융상품의 발달, 그리고 시장의 신뢰도가 높았기에 자연스럽게 장기투자가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베팅력은 민족성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가 놓인 시대적 배경과 금융 인프라의 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홀딩력은 자기 확신의 힘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진짜 요인은 홀딩력입니다. 홀딩력은 자산을 오래 들고 있는 인내심이기도 하지만, 자기 확신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힘입니다.


시장은 늘 흔들립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요동치고, 경제 뉴스는 불안을 증폭시킵니다. 이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버티지 못하고 팔아버립니다. 좋은 종목을 잘 골라놓고도 하락이 무서워서 손절하거나, 오르는 도중에 차익 실현 욕구를 이기지 못해 일찍 매도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기업과 투자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거죠. 다시 말해 베팅력은 있었지만 홀딩력에서 실패한 것입니다.


복리의 힘은 시간을 먹고 자라납니다. 그러나 시간이 쌓이기 전에 흔들려 팔아버리면, 복리는 싹도 틔우지 못합니다. 워런 버핏이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옮겨주는 장치”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내심의 기간은 평생입니다.




투자는 곱셈 구조


투자는 곱셈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투자 성과가 베팅력과 홀딩력의 ‘합’이 아니라 ‘곱’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가령 베팅력이 90점이고 홀딩력이 50점이면, 성과는 45점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베팅력이 70점이고 홀딩력이 90점이라면, 결과는 63점입니다. 다시 말해 홀딩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둡니다. 중요한건 곱셈이기에 둘 중 하나가 0이면 결과는 0이라는 것.


투자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비법이나 ‘잘 찍는 능력’을 찾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분명해지는 사실은, 투자의 본질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기업을 알아보는 눈, 적절한 시점에 투자하는 감각이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내린 결정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는 힘입니다.


다들 이게 부족해서 버티직 못해요, 불안하니까요. 불안이 몰려올 때 자기 확신을 잃지 않고, 단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으며, 복리의 시계를 꺼내 들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곧 투자자의 성과를 결정합니다.


투자 성과는 베팅력과 홀딩력의 곱입니다. 우리는 흔히 베팅력에 집착하지만, 실제로 투자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홀딩력입니다. 복리를 기다릴 수 있는 사람만이 결국 성과를 차지합니다. 투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버팀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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