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부의 사유

무주택자들이 집을 못 사는 이유 : 심리의 덫

by 김현재




집을 산다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등기를 쳐본 사람은 알죠. 신경쓰고 조율할 것이 너무도 많아 이거 두번은 못하겠다 싶을거에요. 그런데 주변의 무주택자 친구들을 보면, 단순히 돈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주택자들의 말과 행동에는 묘하게 닮은 패턴이 숨어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 심리의 덫을 놓고 그 안에 갇히는 모습 같아요.




완벽을 꿈꾸다 현실을 놓치는 마음


집을 처음 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 공부부터 시작해요. 임장을 다니고, 커뮤니티 글을 읽고, 유튜브로 시장 흐름을 파악하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종종 과잉 확신이라는 함정에 빠집니다. 정보가 쌓일수록 “나는 전문가다”라는 착각이 생기고, 첫 거래는 반드시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죠.


그때부터 판단의 기준은 현실이 아니라 ‘이상적인 그림’이 됩니다. 매물은 한강 뷰, 학군지, 역세권 같은 고급 단지에만 눈길이 가죠.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고, 가격은 매번 예상보다 높습니다. “조금 더 모아서 사야지”라는 말이 늘어나면서, 실행은 계속 미뤄집니다.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데도 말이에요.




타인의 시선이 나의 판단을 흔들 때


두 번째 장애물은 남의 평가에 흔들리는 마음입니다. 커뮤니티 글이나 댓글 한 줄이 매물의 가치를 좌우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누군가 “거기 별로야”라고 쓰면, 그 말이 마치 전문가의 감정평가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다 보면 내 예산에 맞고 실거주에도 괜찮은 집이었는데, 남의 말 한마디에 마음을 접게 돼요. 또 ‘여우의 신포도’ 심리도 작동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매물을 보고 나면 “사실 저긴 별로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죠. 하지만 이런 자기합리화는 장기적으로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피로와 좌절, 그리고 포기


마지막은 지쳐서 포기하는 단계입니다.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의욕이 넘쳤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은 복잡해지고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결정은 더 어려워지죠. “이제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앱을 삭제하거나, ‘집은 운명처럼 얻어야 한다’는 체념으로 돌아섭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포기 후에 다시 시장을 보려고 해도, 가격은 이미 더 올라 있고 규제는 또 바뀌어 있습니다. 뒤처졌다는 느낌이 들수록 다음 도전은 더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기회는 계속 멀어집니다.


시장은 변하지만, 우리의 태도는 바꿀 수 있어요. “언젠가 완벽한 타이밍이 올 거야”라는 생각 대신, 지금의 현실 안에서 할 수 있는 선택을 해 보세요. 그 첫 걸음이야말로 집을 향한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신용은 왜 지켜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