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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사유
신용은 왜 지켜야 할까
by
김현재
Sep 19. 2025
신용이란 상대에 대한 믿음입니다.
돈 거래를 떠나서, 얼마나 상대가 믿을만한 사람인가를 얘기할 때 신용이라는 단어를 쓰죠. 신용이 좋으면 믿을만합니다.
믿을만하다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다
는 것이죠.
돈거래에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은
돈을 얼마나 제때에 제 값으로 갚을 것인가
에 대한 예측이 가능한가 입니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고, 기한이 되면 돌려받는 일은 당연해 보입니다.
실제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만기가 지나도 갚지 않는 사람이 많고, 연락조차 닿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연락처를 남긴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렇듯
신용이 좋지 않다는 것은 향후 행동들의 예측이 안되는
거죠
이 사실을 보고 있으면,
신용은 ‘갚을 능력’(상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갚을 의지'(상환 의지)라는 점
을 느끼게 됩니다. 약속을 지켜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만이 신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해집니다.
신용의 본질은 두려움에 있다
앞서 말했듯 신용(信用)은 믿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만 믿음만으로는 약속을 지킬 힘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그 약속을 어겼을 때 잃게 될 것들이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평판이나 거래 기회처럼, 신용을 잃었을 때 생길 손실이 실제로 존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용은 아무런 무게를 갖지 못합니다. 이미 사회적 관계에서 멀어진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복잡한 사회에서 우리는 이를 신용점수로 표현하여 신용을 잃으면 점수가 낮아지게 됩니다. 단순합니다.
많이 빌리고 잘 갚으면 점수가 올라가고 더 많이 빌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신용점수는 급격히 낮아집니다. 돈을 빌리고 잘 갚는, 예측 가능한 행동들이 신용을 높게 하는거죠.
그 저변에는 신용점수가 낮아져서, 내가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릴 수 없거나 사금융을 통하여 높은 이자율로 빌릴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신용을 지키게 만드는 구조
현대 금융은 기록을 통해 신용을 관리합니다. 상환 이력, 카드 결제 내역, 온라인 거래 후기가 모두 신용점수의 재료가 됩니다. 하지만 데이터만으로는 약속을 지키게 만들 수 없습니다.
신용은 ‘빌려주기 쉬움’과 ‘어겼을 때의 제약’을 함께 설계해야 힘을 가집니다. 이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약속이 공허해지지 않습니다. 돈을 빌린 후 제 때 갚지 않았을 때의 제약이 커야 남의 돈이 무섭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 신용자는 예측이 가능하기에 은행이 좀 더 안전하다고 느껴 이율을 낮게 주는 것이고, 저 신용자는 예측가능성이 낮기에 담보를 잡거나 이율이 높은 것
입니다.
저 신용자가 이율이 낮으면 어떤 일이 발생
할까요? 돈을 빌려주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대출의 문턱이 더 높아지는거죠. 멍청한 정부가 그걸 모르진 않을 것 입니다. 그럼 왜 저 신용자에게 이율을 낮추라 하는걸까요? 지지자 끌어모으는 생색내기입니다. 정치 쇼인거죠.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계약
신용은 개인과 사회가 맺는 계약입니다. 개인은 '나는 약속을 지킬 테니 믿어 달라'고 말하고, 사회는 '약속을 어기면 그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응답하는 과정인거죠.
이 약속이 유효할 때, 사람들은 스스로를 관리하고 공동체는 더 큰 거래와 협력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용을 잃을 수 있다는 감각은 사회의 질서를 부드럽게 지탱합니다.
이 믿음을 정부가 깨려하고 있습니다. 그럼 누가 사회적 믿음에 가치를 두려 할까요? 이 사회의 근간이 되는 약속들을 누가, 왜 망치려고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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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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