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을 배워왔는데 많이 들었던 만큼 익숙하지만, 우리의 사고를 큰 틀 속에 제한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근로소득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시급’이나 ‘연봉’으로 환산하며 살아갑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에 쏟고, 성과를 내야만 인정받는 구조에 자연스레 익숙해집니다.
그래서 ‘오래 일하는 사람이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요. 마치 농경사회나 공장 노동자처럼 일하는 시간이 길고 엉덩이가 무거워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문제는 이 구조가 끝없이 확장된다는 데 있습니다. 연봉이 오를수록 책임과 업무량이 늘어나고, 결국 돈을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희생해야 하는 역설에 직면합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돈을 벌었는데, 정작 삶을 누릴 시간이 줄어드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이죠. 부의 사유란 결국 “돈을 왜 벌 것인가, 그리고 그 돈을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에서 출발합니다.
시간을 사는 소비, 에너지를 지키는 투자
최근에는 ‘시간을 지키기 위해 돈을 쓰는’ 소비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먼 길을 대신 가주는 퀵·대리 서비스를 활용하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디지털 툴을 구독하는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편의 지출 같지만, 사실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가깝습니다.
시간을 사면 단순히 여가가 늘어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번거로운 일을 덜어내면 그만큼 창의적인 사고, 배움, 건강 관리에 쓸 수 있는 공간이 열립니다.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더 큰 소득 기회를 만들거나 자산을 지키는 힘으로 돌아옵니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말은 사치가 아니라 자기 효율을 높이는 합리적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시간의 복리, 부의 복리
부의 성장은 단순히 숫자가 불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시간의 복리’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더 멀리 내다보고, 실수를 줄이며, 더 건강하게 장기전을 치를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은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고, 남는 시간동안 자신을 돌볼 여력이 생깁니다.
이것이 결국 자산을 관리하고 성장시키는 핵심 역량이 됩니다. 반대로 시간을 전부 소모하며 돈을 버는 구조에 갇히면, 장기적 자산 관리의 시야가 좁아지고 쉽게 번아웃을 맞게 됩니다.
결국 부의 사유는 “돈을 벌어 시간을 살 것인가, 아니면 시간을 지키기 위해 돈을 쓸 것인가”라는 화두로 귀결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작정 지출하며 시간을 확보하려는 태도도, 오직 저축만을 외치며 모든 시간을 희생하는 태도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시간과 돈이 서로를 보완하며 복리를 일으키는 지점을 찾아야, 우리는 부를 단순히 축적하는 단계를 넘어 그것을 삶의 질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